미술의 나라, 건축의 나라 프랑스는 이 지구상의 아름다운 예술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샤를르 드골 공항에 내리자마자 필자의 눈에 띈 것은 날렵한 몸매에 매끈한 푸른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었다. 뉴욕의 뚱보 경찰과는 너무나 다르게 보이는 프랑스 청년들은 마치 어느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연출하는 인상이었고 옆구리에 차고 있는 권총마저도 예술품같이 보여 기분이 좋았다.
파리 시내로 가는 시골 완행버스에서 본 전원주택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건축 작품들이었다. 식사 때마다 마시는 와인은 프랑스다움에 깊이 빠져들게 했다.
파리의 대표적 건축물인 에펠탑은 완공된 1880년대부터 오늘까지 파리의 자랑이면서 대표적인 초고층 철골구조물로 알려져 있다. 철골구조의 한계와 가능성을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척도로 구조기술의 전통이 되어왔다.
하지만 전문가의 견해로는 염려스러운 부분이 여럿 있었다. 에펠탑의 부재와 부재의 접합은 모두 리벳트를 사용했는데 그 리벳트를 다 합쳐보면 2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구조물의 설계 당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고강도의 크고 작은 구조강을 뽑아낼 수 있는 철강제조 기술이 있었다면 아마도 그때처럼 작은 치수의 자재를 여러 개 합쳐 보강 접합시키고 하나하나 연결하여 조립에 조립을 거듭해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120년이 지나는 동안 이 리벳트 모두가 엄청난 전단력과 인장력을 받고 있다. 모두가 피로와 재질 변화에 따른 균열이 예상되고 이 균열은 파괴로 직결되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물론 매년 보수 보강한다고는 하나 2만개나 되는 접합부를 모두 X레이 검사를 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고 비행기 구조물처럼 100시간 검사나 매년 검사를 모두 실행하여 무조건 교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구태여 무리한 수명연장 공법을 실행하여 프랑스의 영광과 일반대중의 안전에 위협을 줄 것이 아니라 그 수명대로 폐기시키고 새로운 구조물을 설계해야 하는 게 아닐까.
프랑스에서는 이미 대표 공항인 샤를르 드골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타원형 콘크리트 단면의 구조물이 붕괴되어 네 사람이나 사망하고 여러 사람이 다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에펠탑을 그냥 두면 그보다 훨씬 더 참혹한 사건이 될 수 있다.
프랑스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나라이다. 언제나 가보고 싶고 가서 프랑스 사람들과 어울려 와인을 마시고 샹송을 불러보고 싶은 나라이다.
이렇게 프랑스를 사랑하는 마음에 건축구조학 전문가로서 염려가 인다. 에펠탑이 구조 역학적 문제로 인해 잘못 되면 어쩌나 하고 안타까움이 이는 심정을 프랑스 당국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