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절제의 미덕

2012-12-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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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라는 말은 원래 군사용어로 쓰였다. ‘경비하다’ ‘파수하다’ ‘지키다’ 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인천 상륙작전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는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자신의 언어, 생각, 행동을 경비하고 절제하는 데 실패한 사람은 모든 일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절제를 가장 생명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포도원 농부들이고 시인들이다. 작년 초겨울에 한 포도원에 가 보았다. 참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적막이 감돌았지만 포도원 농부에게 겨울은 한가한 시간이 아니다. 필요 없는 가지를 잘라내느라고 분주하다. 포도나무는 새로 나온 가지에서만 열매를 맺는다. 그러므로 지난 여름 내내 자라난 묵은 가지를 많이 잘라낼 수록 그 이듬해에 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절제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 지금은 절제의 미덕은 무시당하고 자유로운 욕망의 분출이 미덕이 되는 자유방임의 시대다. 이런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끊임없는 가지치기를 통하여 열매의 밀도를 완성하는 포도나무처럼 사는 길 밖에 없다. 당신은 리더인가. 강도 있는 절제를 통하여 밀도 있는 리더로 비약하라.


<김창만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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