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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자 이야기/ 중소기업과 금융 거래처

2012-11-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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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근(Simon S. Capital 대표)


중소기업이 거래하는 상업 은행, 저축 은행, 신용 조합, 모기지 회사 등의 금융 거래처는 중소기업의 창업, 운영, 부동산이나 사업체의 매입, 사업 확장 등에 필요한 융자를 제공 또는 중개하거나, 예금이나 수표 거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요즈음에는 주택 시장에서 시작된 신용 경색 사태가 중소기업의 금융 거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려운 금융 환경 속에서도 기업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이 금융 기관이나 금융인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할 기준들을 살펴본다.

1. 금융에 대한 전문성
중소기업이 여러 금융 기관이나 같은 금융 기관의 다른 지점에 같은 내용의 융자를 협의하는 경우에 융자 신청역(Loan Officer)마다 이에 대하여 매우 다른 응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금융 기관마다 취급하는 융자 종류와 심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이나 중소기업 측의 사정을 듣고서 신속하게 융자 가능성 여부를 답변할 수 있는 융자 신청역이 많지 않은데도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그 중소기업이 관심을 가지는 금융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융자 기관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융자 기관 안에서도 자기가 취급하는 금융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진 융자 신청역 등 전문 금융인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 금융 기관이 여러 개의 점포를 가진 경우에는 거래하는 지점에 따라 자산의 규모, 영업 방침과 지점장이나 각 분야 책임자의 개성이 다르므로 지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신중한 배려를 하는 것이 좋다.

2. 업종에 대한 전문성
금융 기관이나 그 기관의 당좌 책임자, 융자 신청역 등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경영하는 업종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면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금융 기관이나 그 지점 또는 담당 융자 신청역이 중소기업이 속한 업종에 대하여 많은 융자를 한 실적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차입 자금의 공급처는 매우 다양하고 각각 독특한 좁은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특수한 업종을 위한 사업용 장비나 기계 등 특수한 대상만을 융자 대상으로 하는 전문화된 융자 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상을 지원하는 융자 기관이라 할지라도 금융의 목적에 따라 이를 취급하는 부서가 각각 다른 경우가 많다.
위에서 예를 든 부동산을 융자 대상으로 하는 융자 기관이라도 주거용 부동산만을 융자 대상으로 하는 융자 기관이 있는가하면, 소유자 점유 상용 부동산, 투자자 소유 상용 부동산, 산업용 부동산, 콘도, 나대지, 경매 부동산 등에 대한 융자를 전문으로 하는 융자 기관이 있어 극히 세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융자 시장의 세분화는 장비 구입 자금 대출 등 다른 분야의 금융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필요한 전문화된 융자 프로그램을 가진 융자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업무 처리의 기민성
보통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는 신속한 의사 결정에 익숙하지만 금융 기관의 임직원들은 차근차근 일을 추진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므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는 융자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자금이 실제로 필요한 때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융자 신청서와 부대 서류를 융자 신청역에게 제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안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 등이 있으므로 이러한 때에는 이러한 긴급성을 잘 이해하고 기민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융자 신청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므로 융자 신청역이 관료적인 일처리에만 익숙하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4. 업무 처리의 융통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표 구좌에 유동 잔고(Available Balance)가 충분하지 않지만 수표를 발행해야 할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때 이를 관리하는 당좌 책임자 등이 그 중소기업의 거래 실적, 입금 수표의 종류, 금액 등을 감안하여 입금하는 수표를 즉시 유동 잔고로 인정해줄 수도 있다. 금융 기관에는 여러 가지 내부 규정이 있으나 이러한 일반적인 규정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여러 계층의 책임자에게 나누어 부여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신 심사 과정에서도 예를 들어 융자 비율, 융자 금액, 신용 점수 등이 융자 심사 기준에 합치하지 않지만 고위 융자 신청역, 여신 위원회 등의 승인이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범위에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권한을 가진 책임자가 필요할 때 적절히 재량권을 행사한다면 평소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는 중소기업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무사 안일한 업무 태도를 가진 금융인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5. 재무적 안정성
금융 기관 자신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입장에 있을 때에는 고객에 대한 충분한 서비스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대출을 연장해 줄 만한 경우에도 금융 기관 스스로의 재무 사정 때문에 이를 거절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중소기업이 갑작스럽게 어려운 사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곧 통폐합될 가능성이 있는 지점이나 금융 기관 또는 감독 기관으로 부터 업무 개선 명령을 받은 금융 기관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금융 기관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경우에는 고객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신용 경색 사태의 장기화로 많은 은행 들이 수익이 없는 분야의 영업을 폐쇄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6. 장기적 호혜 관계
중소기업의 경영자는 스스로의 사업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계속해서 지원해 줄 수 있는 금융 거래처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계는 중소기업과 금융거래처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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