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기관, 융자은행에 모든 절차 석달간 중단 요구
▶ 처리지연 은행들 융자자격 강화 부동산 경기 악영향
허리케인 샌디로 주택 압류에 제동이 걸리면서 부동산 업계의 경기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 온라인 정보 업체인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샌디로 인해 타격을 입은 지역인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의 34개 카운티, 약 12만5,000채의 주택이 10월말 당시 이미 은행 소유 매물(Bank-Owned) 또는 주택 압류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모기지 국책기관인 페니매와 프레디 맥은 이 지역의 부실 주택 소유주들에 대한 모든 절차를 90일 동안 중단할 것을 해당 은행에 전달하면서 압류 절차가 중단됐다. 샌디로 인한 재해로 인해 이들 지역 주택 소유주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정이 2년전 로보 사이닝(robo signing)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로보 사이닝은 은행 직원들이 제대로 서류를 검토하지 않고 주택 압류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주택 소유주가 모기지를 상환하지 않은 첫 달부터 압류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난해 평균 674일로 5년전 253일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뉴욕에서는 906일이었다.
리얼티 트랙의 대런 블롬퀴스트 부회장은 "샌디로 인한 압류 중단 사태가 이미 길어질 대로 길어진 주택 압류 기간을 더 길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압류 기간 연장은 융자 조건 강화로 이어져 부동산 경기를 다시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10월을 기준으로 뉴저지의 주택 압류는 지난해 대비 140%, 뉴욕은 123%, 커네티컷은 41% 늘었다.
M&T은행의 곽동현 융자 전문가는 "주택 압류 절차가 늦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부실 주택 소유주가 모기지를 내지 않고도 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기지 미납과 부실 주택 처리 지연으로 손해를 입은 은행이 융자 자격을 더욱 까다롭게 규제하게 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3년전에 비해 준비해야 할 서류와 조건이 이미 2배나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융자 조건을 더욱 제한하면 결국 부동산 경기 회복은 멀어진다"고 우려했다.
프레디 맥의 브래드 절먼 대변인은 샌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택 소유주들이 재건축보다 압류를 선택하면서 압류 주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험으로 인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피해 규모가 큰 경우 주택 포기가 경제적으로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압류 건수가 증가해 포화상태가 될 경우 처리 기간도 길어진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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