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대출 다 갚고나니 속이 후련”

2012-11-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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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상환 비결은

모든 세입자들의 꿈이‘내 집 장만’이라면 주택 보유자들의 한결같은 꿈은 모기지 대출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모기지 대출을 갚아 노후를 대비하려는‘제2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주택 소유자들이 많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모기지 상환기간을 단축하는 재융자가 큰 인기인 것도 이같은 이유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 조기상환이 그리 만만한 일이다. 그래도 주위에서 철저한 계획을 통해 모기지 대출을 빨리 갚아내고 제2의 인생설계를 시작하는 주택 소유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뱅크레이트닷컴에 실린 이들의 사연과 비결을 알아본다.

금리하락 때마다 재융자 · 기간 단축
여윳돈 생기면 틈틈이 추가 페이먼트
대형주택 처분, 캐시로 작은 집 구입

◇ 빚 없는 노후생활 완성


웨스트할리웃 지역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빌 로벨(52)은 남아 있던 모기지 대출을 모두 갚고 난 뒤 빚 없는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속이 후련하다. 93년에 주택대출을 끼고 구입한 주택을 20여년만에 ‘모기지 프리’ 홈으로 만들기 위해 로벨이 택한 계획은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20여년 사이 모기지 하락 등의 기회만 있으면 재융자를 통해 이자를 낮추려고 노력했고 틈틈이 여유 현금을 정해진 모기지 페이먼트와 별도로 추가 납부해 원금 줄이기에도 나섰다.

로벨이 93년도에 현재 보유 주택을 구입한 금액은 약 28만달러로 30년 고정 이자율인 7.34%를 적용받았다. 몇 년 뒤 로벨은 재융자를 통해 대출 상환기간을 20년으로 단축시켰고 이자율도 약 6%대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로벨의 모기지 조기상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0년에 다시 재융자에 나서 이자율을 5% 미만으로 조정했고 상환기간은 더 짧아진 10년으로 줄였다. 대출 상환기간 단축에 따른 부담도 있었다. 매달 납부해야 하는 페이먼트 금액은 상환기간 단축으로 10~20%가량 높아졌다. 그래도 로벨은 여유 현금이 생길 때마다 최고 약 700달러씩 추가 페이먼트를 보내 원금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로벨은 “주위에서 캐시아웃 재융자를 통해 화려한 차량을 구입하거나 부동산 투자에 나설 때 나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했다”며 “여유 현금이 생길 때마다 그냥 소비하기보다 은퇴계획 중 하나인 모기지 대출 상환에 사용했는데 지금 주택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아들 대학 진학 전 상환목표 달성

펜실베니아주 랭캐스터 카운티에 거주하는 웬디(37), 켄(42) 커쉬너 부부는 큰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전 해인 내년 여름쯤 모기지 상환을 앞두고 있다. 97년 약 15만5,000달러에 주택을 구입한 부부가 현재 보유중인 모기지 잔액은 약 12만4,000달러로 4년 전부터 내년 상환을 목표로 실행에 나섰다.


부부는 4년 전 은행에 찾아가 2014년 여름 전까지 모기지를 모두 갚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문의했고 은행 측은 매번 페이먼트 납부 때마다 추가로 200달러를 더 보낼 것을 제안했다. 부부의 페이먼트 납부방식은 격주로 납부하는 방식으로 어떤 달은 400달러, 또 어떤 달은 600달러의 여유 현금을 마련해야 했다.

주택 구입 초기 부부는 자동차 대출 등 기타 대출로 ‘하우스 푸어’였던 시기가 있었다. 부부의 소득이 그다지 높지 않는 편이서 각종 대출금을 갚느라 여유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자동차 대출을 갚고 난 뒤부터는 모기지 페이먼트 추가금 납부의 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근검절약이 워낙 몸에 밴 부부라 월 400~600달러의 추가 현금 마련에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도 않았다. 부인 웬디는 “항상 근검절약을 실천했지만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녀들과 여행을 다니는 대신 사치스런 여행을 자제하면서 모기지 대출 상환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 ‘다운사이즈’로 모기지 부채 없애

패트릭(54), 비키(53) 멜로디 부부는 사용치 않는 공간이 많았던 이전 대형 주택을 과감히 처분하고 대신 규모가 작은 집을 전액 현금으로 구입해 현재 모기지 빚이 전혀 없다. 뉴욕주 버팔로 교외지역에 부부가 92년도에 구입한 주택은 약 3,200평방피트 크기로 침실 4개, 욕실 2개를 갖춘 대형 주택이었다.

부부는 이 집을 처분하기 전 우선 보유하고 있던 현금 5만달러로 남아 있던 모기지 원금의 약 40%를 갚아 버렸다. 이후 부부는 주택시장이 한창 뜨거울 때인 2006년 집을 팔아 ‘짭짤한’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부부는 집을 팔고 남은 자금으로 더 큰 집으로 옮겨가는 대신 크기가 3분의 1 수준인 주택으로 다운사이즈 하기로 결정했다. 부부가 버팔로 인근에 구입한 타운하우스는 약 1,200평방피트 규모로 침실 3, 욕실 1.5개짜리며 구입가는 고작 약 8만2,000달러였다고 한다.

부부는 3,200평방피트짜리 집에 살 때부터 항상 모기지 프리 생활을 꿈꾸며 실천에 노력했다. 부부가 이를 위해 주력한 것은 자동차 대출, 크레딧 카드 대출 등을 갚아나가기 시작한 것. 기타 대출을 모두 다 갚은 뒤 생긴 여유 자금은 몽땅 모기지 대출을 갚는데 사용했다.

그 사이 부부는 재융자를 통해 8%대의 이자율을 6%대로 낮추고 상환기간도 30년에 15년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패트릭은 “49세가 되기 전에 모든 빚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 있었다”며 “1,000달러씩 추가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한 적도 있는데 49세 생일을 한 달 앞두고 현금으로 현재 타운하우스를 구입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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