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소문이 더욱 확산된다. 그래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이야기가 신문에 보도된다. 사람들은 그때에야 그 이야기를 사실로 믿는다.
신문에 기사로 보도됐다.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신문에 보도된 이야기가 소문으로 전해진다. 그 소문이 파다해진다. 사람들은 그 때 가서야 그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인다.
서방 세계의 언론과 공산주의 체제의 언론을 비교할 때 사용되던 우화다. 공산 세계에서 언론은 공산혁명을 위한 프로퍼갠더의 도구일 뿐이다. 사실 보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관영언론의 보도를 좀처럼 믿으려 들
지 않은 것이다.
자유세계에서 언론은 사실보도를 생명으로 한다. 때문에 그 진실성을 사람들은 믿는 것이다. 그 공식이 그러나 점차 깨어지고 있다.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말이 아니게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60%의 미국인은 대중매체의 보도가 충분한 사실을 담고 있고, 정확하며, 또 공정하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갤럽이 이 같은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한 지난 1990년대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언론에 특히 낮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은 공화당원으로 26%만이 공정한 보도를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원들의 언론신뢰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아 58%를 나타냈다.
퓨 리서치 센터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내놓고 있다. 주요 신문, 공중파 TV방송, 라디오, 케이블 방송 등 주요 언론매체 12개를 대상으로 신뢰도 조사를 한 결과 신뢰지수는 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2년 전인 2010년 62% 보다도 낮은 수치이고 사상 최악의 수준을 마크했다.
한 때 ‘신문 중의 신문’으로 평가받았던 뉴욕타임스의 신뢰지수는 그러면 어떻게 나타났을까. 49%다. 이는 2010년 조사 때 58%에서 9% 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진보언론의 기수로 평가 받는 뉴욕타임스의 신뢰도가 왜 이처럼 낮아지고 있는 것인가. 그 답은 뉴욕타임스와 노선에 있어 정반대 대칭점에 있는 보수 언론기관인 폭스뉴스의 신뢰지수도 49%에 머물었다는 데에서 찾아지고 있는 것이 아
닐까.
이는 다른 말이 아니다. 진보든, 보수든 정치색이 짙은 언론에 대해 미국인들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기할 상황은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닌 무당파 미국인들의 언론신뢰지수도 31%로 극히 낮았다는 점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 무당파 미국인 중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이 언론을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기득권층에 대한 미국인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언론은 사회 감시기구 역할도 하지만 궁극에 있어 기존제도 수호세력이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