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브로드웨이 도매상가 중국계가 몰려온다

2012-10-0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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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잡화 등 취급 한인업소는 10% 미만 줄어

▶ 가격 경쟁력 밀려 경쟁 한계

브로드웨이 도매상가 중국계가 몰려온다

중국계 도매업체들이 생활 잡화를 중심으로 맨하탄 브로드웨이 도매상가를 잠식해가고 있다

지난 60-70년대 맨하탄 브로드웨이 도매상가를 일군 한인들이 점차 중국계 상인들에게 밀려나고 있다. 중국계 도매업자들이 중국에서 값싼 생활 잡화들을 들여오면서 상권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

중국계 도매업소들이 맨하탄 도매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부터다. 지난 10년새 중국계 도매업체들이 급증하면서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대부분 한인들이 경영하던 도매업소들은 커스텀 주얼리와 가발 등 일부 품목을 위주로 30% 정도만 남은 상태다. 특히 가방, 스카프, 벨트 등 생활 잡화를 판매하는 한인 도매업소는 전체 업계의 10% 미만으로 줄었다.

80년대부터 브로드웨이에서 가방 도매상을 운영해온 대도무역의 이종철 사장은 "한때 가방을 취급하는 한인업체만 15군데 이상이었는데 2000년 초부터 중국 상인들이 들어오면서 지금은 2~3개 남짓하다“며 ”현재 이 일대에서 가방만 파는 중국 도매업체만해도 50군데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로드웨이에서 한 블록 떨어진 6애비뉴 29가 선상에 있는 잡화 도매업체들은 1-2곳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인들이 운영하고 있다.
중국계 도매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직접 뉴욕에 도매시장을 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한인들도 중국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중국계 도매업자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브로드웨이 도매상가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계나 중동계는 주로 시계나 향수 등 제한된 품목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로드웨이 도매상가가 중국계에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20년간 브로드웨이에서 은 도매업체를 운영해온 한 한인 도매업자는 "브로드웨이에 새로 들어오는 한인들은 거의 없다"며 "문을 닫는 가게들은 모두 중국인들이 렌트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커스텀 주얼리 분야는 여전히 한인 도매업체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도매업체들이 그들끼리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액세서리 등 다른 품목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패션 주얼리의 찰스 김 사장은 "10년전 문을 열 때만 해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커스텀 주얼리 업체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수년사이 하나둘씩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목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은 "20~30년전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한인 도매업자들은 이제는 은퇴했거나 업종을 바꾼 경우가 많다"며 "커스텀 주얼리를 제외하면, 브로드웨이에 남는 한인 업체들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수출액은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02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 521억달러 규모로, 한국보다 적은 9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10년새 중국의 수출은 3,243억달러로 6배가량 크게 늘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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