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2-09-27 (목) 12:00:00
달빛 밟고 머나먼 길 오시리
두 손 합쳐 세 번 절하면 돌아오시리
어머닌 우시어
밤새 우시어
새하얀 박꽃 속에 이슬이 두어 방울
이용악(1914 - 1971) ‘달 있는 제사’ 전문.
----------------------------------------------------
이용악 시인의 시집을 읽다가 놀랐다. 내 선입견과 달리, 간결한 시가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를 겪었던 사람들의 지난한 삶을 어린 화자의 시선을 통해 단 몇 줄의 묘사로 잘 담아냈다. 이용악 시인은 국숫집에서 잡일을 하며 청상에 어린 남매를 키워낸 자신의 어머니를 새하얀 박꽃으로, 그녀의 설움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그 꽃에 맺힌 눈물로 형상화시켰다.
<김동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