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싸이 파워

2012-09-2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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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한국에서 TV만 틀면 김연아가 쏟아져 나오던 때가 있었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한국의 광고 시장에서 김연아의 인기는 상종가를 달렸다. 스포츠 용품은 물론이고 화장품에서 가전제품, 셀폰에 이르기까지 김연아를 모델로 쓰지 않는 종목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런 김연아의 인기는 그 후 2년이 지난 올 상반기까지 이어져 상반기 CF 수입만 100억 원, 모델 선호도 1위로 김연아는 피겨 스케이팅의 여왕만이 아니라 광고업계의 여왕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이런 광고업계 판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연아를 대신해 광고란 광고에 모두 나


오는 인물이 나타난 것이다. 바로 미 주요 TV란 TV에 모두 등장, 미 연예계를 뒤흔들고 유튜브 조회 2억5,000만회 돌파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싸이다.

그는 요즘 셀폰과 김치 냉장고, 숙취 제거제 등 10여개 광고에 나오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어디로 채널을 돌려도 말춤을 추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주 그가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귀국하자마자 온갖 업체들이 그를 모델로 쓰기 위해 치열한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그의 광고 수입은 이미 100억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는 물론 ‘강남스타일’의 선풍적 인기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강남스타일’ 이전 1년 전속 계약 액수가1억 남짓하던 그의 몸값은 4~5억대로 뛰어올랐고 광고 모델 선호도는 7월 110위에서 8월 4위로 수직 상승했다.

그는 곧 뉴욕과 LA 등 해외 공연과 국내 순회공연을 갖고 새 음반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것이

예상대로 성공을 거둘 경우 모델 선호도 1위, 광고 수입 1위를 달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이에 앞서 그를 모델로 발탁한 음식 프랜차이즈 ‘놀부’와 ‘소니 코리아’등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놀부’는 최근 불황에도 불구, 그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1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LA에 머무는 동안 현지에서 광고를 찍은 스마트 폰의 후발 주자 LG 유플러스도 광고 효율성 1위, 광고 효과 2위를 기록하며 톡톡히 싸이 덕을 보고 있다.

싸이 열풍이 미 주류 사회에 퍼지면서 미국인들이 한인들에 호감과 관심을 갖고 한인 식당이나 한인 업소를 더 자주 찾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가 주도하고 있는 K팝의 확산은 미국 내 한국 상품 판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원더 걸스’ ‘소녀시대’ 등이 미 주류 사회에 소개된 적은 있었으나 이번 싸이 만큼 강력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싸이는 그동안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K팝의 미주 진출에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을 받아 마땅하다. 형체가 없으면서도 인간의 마음을 흔드는 소프트파워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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