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한국 지도’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가. 지도를 거꾸로 보면 대한민국은 바다로 진출하지 않으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그 내용이다.
한국 지도를 실제로 거꾸로 보면 중국,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인 한국이 밖으로 진출하는 출로는 제주도 남방의 태평양 쪽으로 나가는 해상항로 밖에 없다.
태평양으로, 또 멀리 인도양으로 나가는 해상항로, 그 이스트 차이나 해에 있는 한국의 유일한 영토가 이어도이다. 제주도 남쪽 마라도에서 152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사실상의 수중암초가 이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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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생명 줄은 해양진출로를 안정 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경제 의존도는 2009년 현재 95.4%다.
G20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또 세계무역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49.1%), 미국(25.4%), 일본(24.8%), 영국(57.7%), 독일(78.7%)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대외의존도가 이처럼 높다는 것은 한국경제가 갑작스런 대외충격이나 불확실성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이나 재정위기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국지적인 군사충돌이나 분쟁 발생에도 결정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일 제주도 인근 태평양 해역에서 중국이나 일본 또는 제3국가와 무력분쟁이 발생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한국 경제의 목줄인 해상항로가 봉쇄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한국 국민 모두의 생활경제에 실질적으로 큰 위협이 된다.
중국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해역에 군함과 감시선을 보내는 등 ‘힘 과시’를 통해 일본의 실효 지배를 사실상 무력화함에 따라 이번 사태의 불똥이 한?중간의 이해가 충돌하는 이어도로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중국이 이어도 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하나로 간주한다는 분석과 함께 나온 관측이다. ‘핵심 이익’은 ‘절대 양보할 수 없으며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수호해야 하는 가치’로 규정된다.
중국이 대만, 티베트에 이어 사우스 차이나 해 등 주요 해역을 걸핏하면 핵심 이익이 걸린 지역을 선포하고 나선 것은 2009년부터다.
이후 사우스 차이나해에서는 베트남, 필리핀 등과 충돌해왔고 이스트 차이나 해에서는 셴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군사적 충돌도 불사할 기세로 일본과 심각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어도가 중국의 핵심 이익에 포함됐다면 센카쿠에서 벌어진 일이 이어도에서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는 것이 외교관측통들의 지적인 것이다. 때 마침 나온 것이 2015년까지 구축하는 중국의 무인정찰기 감시?감측 체제대상에 이어도가 포함되었다는 보도다.
그 때 그 상황에 대한 대비는 과연 되어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