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매매 때 시세파악 도움되는‘콤’

2012-09-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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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방법·주체 다양

집을 사고팔아 봤다면‘콤’(COMP)이란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보게 된다.‘콤’은‘Comparables’를 줄여서 사용하는 단어로‘비교대상’ 정도로 풀어쓰면 된다. 대개 매물의 시세를 판단하기 위해 이 콤이 사용되는데 작성방법과 주체는 다양하다. 콤을 작성하는 주요 목적은 사고팔려는 매물의 가격이 시세에 비해 적정한 지를 판가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콤 작성과 관련된 정해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작성자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주택매매 때 흔히 사용되는 콤은 무엇이며 어떤 콤이 적절한 콤인지 알아본다.

3~6개월 이내 거래된
비교대상이 되는 건물들
에이전트·감정사가 작성
숏세일·차압매물도 포함

■콤(COMP)이란?
콤을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Comparable Sales’의 약자로 보면 좋다. 즉 비교 대상이 될 만한 거래라는 뜻이다. 비교 대상 중에서도 가격적인 측면을 알아보기 위해 콤이 많이 사용된다. 콤은 주택을 사고팔 때 모두 활용된다. 집을 팔기 전에 적절한 리스팅 가격을 점검하기 위해 콤이 필요하다. 집을 살 때도 오퍼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콤을 찾게 된다.


대개 콤에는 적어도 2~3건의 주택거래가 포함되어야 하며 최근에 거래된 주택 중 내부시설이나 크기 등의 조건이 동일하거나 비슷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거래에 대해 정해진 기준은 없기 때문에 콤의 정확성에 대해 항상 논란의 소지가 야기되기도 한다.

주택시장 업계에서는 비교 대상으로 적합한 거래시기로 대개 3~6개월 이내에 실시된 거래들로 보고 있다. 주택 거래가 활발했던 지역이라면 3개월 내로 거래 시기를 줄이면 좋고 거래가 뜸한 지역인 경우 6개월까지 늘려서 비교 대상 거래를 찾아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주택 거래보다 거래가 뜸하기 때문에 비교 대상 거래 시기를 1년 이상으로 잡기도 한다.

비교 대상 건물로는 동일한 크기와 플랜을 지닌 건물이 가장 적합하다. 콘도미니엄이나 타운하우스의 경우 동일한 플랜의 주택을 찾기 쉽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같은 길에 위치하고 있어도 내부 모양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도 비교 대상의 건물 크기가 10% 이상 차이 나지 않는 건물을 찾아 콤에 포함시켜야 한다.

비교 대상 건물을 찾을 때 입지조건도 고려 대상이다. 시세를 알아보려고 하는 주택과 가까울수록 적합한 비교 대상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거리가 아무리 가까워도 주변 환경이 다른 건물은 비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어 도로를 하나두고 위치한 건물이지만 학군이나 다른 도시에 속한다면 비교 대상으로 볼 수 없다.

■에이전트 VS. 주택 감정사
콤은 조사하는 주체에 따라서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콤을 조사하는 주체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주택 감정사로 나눌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전트가 준비하는 콤의 시세가 주택 감정사의 콤보다 높은 경우가 대체적으로 많다. 에이전트의 경우 주택 거래를 원활히 마감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거래 체결가에 근접한 콤을 조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 감정사는 셀러, 또는 바이어와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을 유지한다. 감정사가 산출하는 콤은 대개 에이전트의 콤보다 시세가 낮은 경우가 많다. 에이전트의 경우 지역 주택 시세나 거래 현황에 대한 이해가 밝기 때문에 주택 내부시설에 대한 비교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자신이 담당한 주택 매물의 내부 시설 중 장점을 최대한 살려 콤에 반영하려고 애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택 감정사는 이와 달리 MLS 상의 정보를 통해 매물을 비교하거나 기껏해야 매물 주변을 방문하는 정도로 콤을 산출한다.


특히 주택 감정과 관련된 규정이 강화된 후부터는 지역 주택시장 사정에 어두운 감정사들이 감정을 맡는 경우가 늘어 시세와 동떨어진 감정가 제출되기도 한다.

■차압, 숏세일 매물도 포함?
지난 수년간 차압 매물과 숏세일 등 급매성 매물의 비중이 주택시장에 크게 늘었다. 지역에서는 급매성 매물 거래가 일반 매물 거래를 크게 앞지르는 지역도 많다. 급매성 매물은 일반 매물에 비해 평균 20~30% 정도 낮은 가격에 매매되기 때문에 시세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따라서 콤을 산출할 때 이들 급매성 매물을 포함시킬지 여부도 잘 판단해야 한다. 콤에 급매성 매물 포함 비중이 높으면 시세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급매성 매물 포함 여부를 결정하려면 우선 지역 주택시장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일반 매물에 대한 거래가 많다면 일반 매물들만으로도 콤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차압 및 숏세일 등 급매성 매물 거래가 주를 이뤘다면 급매성 매물이 포함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일반 매물은 물론 급매성 매물까지 포함시켜 현실적인 시세를 알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일반 매물을 내놓은 셀러들은 급매물에 비해 시세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일반 매물들로만 콤을 구성하는 것을 선호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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