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세금을 내지 않는 47%

2012-09-2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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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말실수를 또 했다. 미국인의 47%는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이 말이 맞는지, 맞는다면 대체 누가 47%인가. 이를 놓고 말들이 많다. 사실 IRS 자료를 보면 롬니의 발언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작년에 전체 가정의 46%는 단 1달러의 세금(소득세)도 내지 않았으니까.

여기서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다만, 세금이 얼마나 선거에 민감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금(돈)에 대한 공약의 차이는 외교나 환경문제보다 더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부자들이 너무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마바 후보를 찍을 것이고, 반대면 롬니 후보를 찍을 것이다.


이 47% 발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금계산 과정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개인세금보고에서 싱글은 9,750달러까지, 부부는 19,500달러까지(자녀가 있다면 추가) 무조건 공제를 받는다. 따라서 주택이나 자녀가 없더라도, 1만9,500달러까지는 전혀 세금(federal income tax)을 내지 않는다. 여기에 근로장려금(EITC)이나 자녀공제(CTC) 등을 추가하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오히려 많은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17세 미만의 자녀를 둘 둔 부부의 경우, 2011년에 연간 w-2 근로소득이 1만6,500달러부터 2만1,500달러 사이에 있다면, IRS로부터 7,100달러의 리펀드를 받을 수 있다. 주 정부까지 합치면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고 1만달러에 가까운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된다. 소득이 아무리 올라가더라도, 이 사례에서는 65,000 달러의 w-2 소득까지는 전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현재의 연방 세법이다.

이렇듯 국민의 절반이 어떤 이유로든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세금 정책을 믿지 못하고 있을까? 최고 세율이 94%나 되었던 2차 대전 당시의 갤럽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90%가 공평하게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현재는 최고 세율이 35%로 떨어졌는데도, 단지 59%만이 세법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세금에 대한 각자의 저항과 생각은 지극히 상대적인 것이다. 남들과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헤아려야 하는 것은 국민들의 아픈 마음, 불안한 마음이다.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표가 온다. 이 불경기에 어쩔 수 없이 스몰 비즈니스 하는 오너들, 얼마 안 되는 체크에서 세금은 꼬박꼬박 떼이는 주급 생활자들의 심난한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대통령이다. 그렇게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옳은 리더를 뽑는 일, 그것 또한 우리 국민들의 책임이다 문의; 718-962-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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