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기후에 따라 식물을 선택해 인공적으로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제리스케이프를 설치하는 주택들이 늘고 있다.
적은 물로도 잘 자라는 식물들 모아 꾸며
관리비용 적게 들고 색다른 디자인 장점
인터넷 정보·소규모 가든 샵 찾으면 도움
여름철이면 가뭄으로 잔디가 손상되면서 주택 소유자들이 크게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누렇게 변하는 잔디는 보기만 흉할 뿐 아니라 이를 다시 건강한 정원으로 복구시키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특수 비료와 영양제 값이 일반 주택의 경우 200달러에서 많게는 500달러가 든다.
또 잔디가 회생하지 못할 정도로 데미지를 입었으면 가을에 누렇게 뜬 전체 면적을 긁어내고 잔디씨를 뿌려야 다음해 봄에 잡초가 나지 않고 건강한 정원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손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Xeriscape’(제리스케이프)가 요즘 각광 받고 있다. 그리스어인 ‘zeros’(dry)와 ‘landscape’의 합성어인데 물의 중요성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 현재 조경에서 매우 현명한 선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허허벌판에도 피는 화려한 야생화나 사막에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 감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리스케이프 역시 지역의 기후에 따라 식물을 선택해서 디자인하는 것을 것으로 인공적으로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발음이 어려워 ‘드라이 가든’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사용되는 제리스케이프는 아주 적은 양의 물만으로도 살 수 있는 식물들만 모아서 디자인한 조경을 뜻한다. 남가주처럼 강수량이 아주 적은 지역이나 기후변화가 심한 지역에 많이 설치된다.
사용자들은 정원관리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남가주 대부분의 정원은 잔디가 넓고 집 가장 자리를 둘러서 나무와 화초를 심는 것이 기본적인 디자인이다. 사막지역이기 때문에 낮은 강우량으로 인해 잔디는 일단 시작부터 비료를 뿌리고 물을 펑펑 주어야 푸른색을 유지한다. 여름철에는 수돗물 사용료가 2배 이상 올라가는 주택이 허다하다.
잔디를 모두 없앨 필요도 없다. 기존의 정원에 비해서 잔디가 훨씬 적어졌다는 것이다. 대신 물을 자주 주어야 하는 식물과 그렇지 않은 식물을 분리해서 심어 놓고 그에 따라서 물을 주는 것인데, 시스템만 잘 갖추면 관리도 쉽다는 것이 설치 업체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제리스케이프의 장점으로 ▲낮은 사용량 ▲친환경 ▲낮은 관리비용 및 시간 절약 ▲잔디 깎기 절감 ▲새로운 식물에 대한 관심 고조 ▲큰 기후 변화에서 생명력 높은 식물들로 가든을 꾸미면서 장기적인 비용 절감 ▲색다른 디자인으로 인한 주택가치 상승 등을 꼽고 있다.
드라이 가든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일반 가든 스토어는 물론 드라이 가든 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가든 샵에서 얻을 수 있다. 대형 체인점에서 운영하는 가든 샵에서는 그리 큰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정부를 포함해 유틸리티 업체들도 드라이 가든을 권하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친 환경을 위주로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드라이 가든은 매우 보편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