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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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쓰임, 전세계 사랑받는‘최고의 소스’

2012-07-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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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첩/마요네즈

뗄 수 없는 단짝친구 같은 케첩과 마요네즈는 미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고 가장 인기 있는 소스류이다. 너무 흔하기 때문에 무심코 먹고 있지만 이렇게 간편한 소스가 이토록 훌륭한 맛을 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각각 고유의 특출한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침, 점심, 저녁 그 어디에도 무난히 어울리며 이를 사용해 일품요리를 근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두 가지를 섞었을 때는 누구나 좋아하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마요네즈와 케첩 섞은 것에 식초, 다진 피클을 넣은 것)이 뚝딱 만들어지니 이처럼 쓰임새가 다양한 소스로서 일등자리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다.

파워풀한 맛… 1인당 연 3병 먹어
4큰술의 영양, 토마토 1개와 같아

케첩은 케첩(Ketchup), 캐섭(Catsup), 캣첩(Catchup)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 왔으며, 미국의 가정 97%가 부엌에 케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인들은 매년 3병의 케첩을 먹으며, 파워풀한 맛으로 큰 만족을 주는 케첩 1큰 술은 15칼로리밖에 나가지 않아 누구에게나 부담이 없는 소스이다.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를 먹을 때 사용되는 4큰술 정도의 케첩은 영양학적으로는 중간 크기의 잘 익은 토마토 하나를 먹은 것과 같다.


너무나 미국적인 케첩의 근원은 절인 어패류의 짠 국물을 의미하는 중국의 아모이 사투리인 ‘코에-치압’ 또는 ‘케-치압’에서 나왔다는 설이 가장 많이 주장되고 있지만 토마토로 만든 오늘날의 케첩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미국의 케첩은 하인즈의 역사만으로 설명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헨리 J. 하인즈는 미국 독립 100주년 기념 해인 1876년에 케첩을 만들기 시작해서 필라델피아 세계박람회에 팔았다. 케첩의 조리법은 그 뒤로도 오늘날까지 별로 바뀐 게 없으며 하인즈는 토마토케첩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목이 긴 유리병에 든 케첩은 뚜껑을 열고 병을 거꾸로 세워 밑바닥을 아무리 세게 두들겨도 나오지 않다가 갑자기 왈칵 쏟아지기 일쑤인데, 이는 엉켜 있는 토마토의 섬유질 때문이다. 섬유질은 병에 담겨 가만히 세워두면 엉기는 성질이 강해져 마치 고체 같은 상태로 변해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뚜껑을 열고 나이프를 넣어 입구 부분만 살짝 섞어준 후 뚜껑을 다시 닫고 세게 흔들고 나면 부드럽게 흘러나온다.

부드럽고 고소… 일본사람 특히 즐겨
디핑소스·샐러드드레싱 등 무한 변신

마요네즈는 고소하고 새콤한 맛에 부드러운 질감까지 갖고 있어 케첩과 마찬가지로 항상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기본 식품이다. 느끼한 편이지만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아 고추장과 섞거나 간장 한두 방울 떨어트려 건어물을 찍어먹는 소스로는 최고다.

일본인들의 마요네즈 사랑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 라면이나 콜라에 넣어 먹고,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오코노미야끼에서는 기본 소스로 사용하고, 밥을 비벼 먹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법으로 마요네즈를 먹는다.

마요네즈는 변신이 무궁무진하다. 타바스코 소스를 섞거나, 다진 마늘을 넣어 섞으면 맛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디핑소스로 사용할 수 있다. 베이즐, 파슬리, 깻잎이나 매운 고추를 다져넣고 스프레드로 사용하거나 감자에 버무려 샐러드를 만들어도 좋다. 꿀과 요거트를 섞으면 상큼한 맛의 샐러드드레싱으로도 훌륭하다.

마요네즈는 그 근원이 케첩보다는 분명하다. 18세기 중반, 지중해 서부 미노르카 섬의 전략지인 ‘마온’을 둘러싸고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오래도록 지속된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를 거둔 프랑스 군대는 성대한 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오랜 전쟁을 치르느라 물자가 바닥나 요리에 얹을 만한 멋진 소스가 없었다.


요리사는 그나마 구할 수 있는 달걀, 올리브오일, 소금, 식초를 모두 넣고 휘저었는데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의외의 재료들에서 고소하고 부드럽고 새콤한 소스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만든 이 소스의 맛에 매료된 프랑스 군대의 지휘관 리슐리외 공작은 이 소스에 ‘마온의 소스’(Mahonnaise)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새로운 소스의 탄생은 프랑스의 승리와 함께 더불어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마온의 소스가 점차 부르기 쉬운 ‘마요네즈’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이다.

케첩·마요네즈 섞어도 근사한 드레싱

*올드 패션 홈메이드 케첩
▶재료: 홀 토마토 캔 1개(28 또는 32온즈), 중간 크기 양파 1개 다진 것, 마늘 4톨 다진 것, 베지터블 오일 2큰 술, 칠리 파우더 1작은 술, 파프리카 1/2작은 술, 시나몬 1/4작은 술, 올 스파이스 1/4작은 술, 토마토 페이스트 1큰 술, 라이트 브라운 슈거 1/2컵, 사이더 비거니 1/2컵, 소금과 후추 약간씩

▶만들기
1. 블렌더에 토마토를 넣고 곱게 간다.
2. 큰 소스 팬에 오일을 두르고 양파, 마늘 다진 것에 소금 간을 해서 볶다가 칠리 파우더, 파프리카, 시나몬, 올스파이스와 후추를 약간 넣고 1분 정도 더 볶는다.
3. 2에 1의 토마토 간 것, 토마토 페이스트, 브라운 슈거, 비니거를 넣고 45~55분 정도 센 불로 가열해 끓인다.
4. 끓어오르면 중간불로 낮추고 자주 저어주면서 45~55분 정도 졸인다.
5. 4를 식혀서 블렌더에 넣어 곱게 간다. 컨테이너에 옮겨 담고 최소 2시간 정도 식히고 밀폐해서 냉장보관하면 한 달까지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재료: 마요네즈 1/2컵, 케첩 2큰 술, 식초 1큰 술, 설탕 2작은 술, 스윗 피클 렐리시 또는 피클 다진 것 2작은 술, 양파 곱게 다진 것 1작은 술, 소금 1/8작은 술, 후추 약간

▶만들기
1. 작은 보울에 모든 재료를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섞는다.
2. 햄버거 빵에 바르는 기본 소스로 사용하거나 샐러드드레싱으로 사용하면 좋다.

달걀노른자·식초·소금 넣고
젓다가 기름방울 떨어뜨려
만들기 정말 간단하네!

마요네즈 만들기는 아이들과 함께 해도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된다. 달걀노른자가 기름과 액체를 섞어주는 유화제 역할을 해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요네즈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들은 상온에 두었다가 사용해야 한다. 재료가 차가운 기운이 가시면 노른자 입자들의 유화제 성분들이 기름방울들의 표면에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름을 제외한 모든 재료들(달걀노른자, 레몬즙 또는 식초, 소금, 겨자)을 한꺼번에 넣고 섞은 후에 기름을 부어주는데, 처음에는 천천히, 유화액이 걸쭉해지면 좀 더 빠르게 젓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달걀노른자와 소금만 넣고 기름을 저어 넣다가 유화액이 다시 묽혀야 할 만큼 뻑뻑해졌을 때 나머지 재료들을 넣는 방법으로 만들면 마요네즈 속의 기름방울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작아진다.

날달걀 사용은 살모넬라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신선도와 살균여부를 확인하고 사용해야한다. 달걀을 깨뜨릴 때도 껍질이 노른자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홈메이드 마요네즈
▶재료: 달걀노른자 2개, 레드와인 비니거 1/4컵, 디존 머스터드 1큰 술, 소금 약간, 베지터블 오일 1 1/2컵

▶만들기
1. 푸드 프로세서에 노른자와 소금을 넣고 가동하면서 아주 천천히 기름을 조금씩 붓는다.
2. 1에 비니거와 머스터드를 넣고 다시 가동하면서 1번보다는 조금 빠르게 기름을 붓는다.
3. 마요네즈가 너무 뻑뻑한 느낌이 들면 물 한두 방울을 떨어뜨려 섞어주고, 너무 묽은 느낌이 들면 푸드 프로세서를 가동하면서 기름을 조금 더 부어주면 된다.
4. 완성된 마요네즈는 상온에 1시간 정도 두었다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보관하면 1주일 정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마요네즈 일본된장 소스
▶재료: 일본된장 1작은 술, 미림 1작은 술, 마요네즈 2큰 술, 참기름 1작은 술, 마늘 1/2작은 술, 통깨 약간

▶만들기
1. 모든 재료를 넣고 잘 저어서 섞는다.
2. 살짝 찐 가지, 그린빈, 데친 두부 등에 소스로 사용해 버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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