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싸움 잘하는 공주, 시집갈 생각은 전혀…

2012-06-22 (금)
크게 작게

▶ 브레이브 (Brave) ★★★

칼싸움 잘하는 공주, 시집갈 생각은 전혀…

소녀 공주 메리다(오른쪽)가 어머니가 지켜 보는 중에 아버지와 칼싸움을 하고 있다.

옛날 옛적 스코틀랜드의 한 왕국에 빨강머리의 소녀 공주 메리다(스코틀랜드 배우 켈리 맥도널드의 음성연기가 쾌활하다)가 살고 있었는데 메리다는 어머니의 숙녀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활쏘기와 칼싸움 그리고 말 달리기에 더 관심이 있었더라. 그래서 이 컴퓨터로 만든 입체영화 제목이 ‘브레이브’ 이더라.

용감한 소녀 공주와 그의 왕비 어머니와의 알뜰살뜰한 모녀관계와 공주의 액션과 모험을 재미있게 그린 픽사(Pixar)의 작품인데 픽사의 영화치곤 보통 수준에 머무른 영화다. 내용이나 그림이 모두 크게 흠잡을 데는 없지만 신선하고 독창적이라기엔 영화가 다소 구태의연한 편이다. 그러나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영화다.

얌전한 어머니 엘리노(엠마 톰슨)보다 용감무쌍한 왕인 아버지 퍼거스(빌 코널리)를 그대로 닮은 메리다는 긴 빨강머리처럼 정신도 불타는 독립심 강한 말괄량이. 그래서 어머니의 꾸지람을 받는다. 한편 퍼거스는 곰에게 한쪽 다리를 잃어 곰이 원수다.


영화는 메리다의 성장기를 재빨리 보여준 뒤 이어 혼기를 맞은 메리다에게 청혼하기 위해 인근 3개국의 왕자들이 각자의 아버지와 부하들을 데리고 메리다의 성에 도착한다. 그러나 메리다는 남자에게 관심이 없어 이 청혼을 사보타지한 뒤 숲속으로 내뺀다. 여기서 메리다는 도깨비불의 인도로 마녀의 집에 도착, 마녀에게 자기 어머니의 마음을 돌려놓을 좋을 묘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메리다는 마녀가 만들어준 케익을 가지고 성으로 돌아오는데 어머니가 이 케익을 먹고 거대한 흑곰으로 변한다. 곰이 원수인 남편의 아내가 곰으로 변했으니 이 거 큰일 났다.

여기서부터 내용은 모녀간의 끈끈한 인연과 자비로운 관계가 중심 플롯이 되는데 다소 진부하다. 왕비 곰은 자기를 잡겠다고 길길이 날 뛰는 남편을 피해 다니느라 혼이 나는데 메리다가 어머니를 도와 피신시키느라 성 안에서 추격과 도주의 액션이 벌어지고 청혼 팀들은 나름대로 빨리 메리다를 내 놓으라고 난리법석을 떨면서 시끄럽기 짝이 없다.

곰이 된 엘리노는 이틀 안에 다시 사람이 되지 못하면 영원히 곰으로 살아야 한다. 그래서 메리다는 어머니를 인간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어머니 곰과 함께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 가고 이들 뒤를 퍼거스와 그의 부하들이 쫓아오면서 일대 격전이 벌어진다. 물론 동화이니 만큼 그 뒤로 내내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경치가 좋고 스코틀랜드 민요와 함께 백파이프 소리가 우렁찬 음악이 좋다. 본 영화 상영 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아름답고 상상력 풍부한 7분짜리 단편만화 ‘달’(La Luna)을 상영한다. PG.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