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가 만든 현대판 계급
2012-06-01 (금) 12:00:00
▶ 미국의 불평등 다룬 뉴욕타임스 탐사보도 단행본으로
지난해 월가를 점령한 시위대의 등장은 미국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며 날이 갈수록 상위 1%와 하위 99%의 소득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소득의 차이는 단순히 풍요와 빈곤을 가르는 것만이 아니다. 현대판 카스트 제도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모든 것을 결정한다.
미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다. 이민자들의 성공신화는 빛바랜 전설로 남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실업률이 늘어나면서 빈부는 대물림되고 소득계층은 계급으로 고착화됐다. 승자독식의 사회가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05년 ‘문제는 계급이다’(Class Matters)란 제목의 탐사보도 시리즈를 시작했다. 1년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했다. 미국 국세청과 통계청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설문조사도 했다. 교육, 의료, 소비, 주거, 결혼 등 여러 측면에서 계급문제를 조명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계급이란 단어조차 금기시돼 왔다. 주류 저널리즘이 애써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을 최고 권위지가 해부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의 기획기사 시리즈를 엮은 단행본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경향신문 문화부의 김종목·김재중·손제민 기자가 취재하던 중 책의 존재를 알게 됐고, 이 책이 한국의 불평등 구조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는 판단에서 우리말로 옮겼다. 인터넷 매체와 소셜네트웍 서비스(SNS)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은 신문들이 어떻게 활로를 찾아나갈 것인가에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계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