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을 찍는 몰래카메라

2012-05-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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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종교인들의 억대 놀음 동영상이 공개되는 바람에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카메라가 설치 된 줄도 모르고 ‘평상시 하던 대로’ 마음껏 행동하는 모습들을 뉴스에서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은밀히 행한 일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몰래카메라’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지만, 따지고 보면 타락한 인간 모두의 내면을 보여준 것이기에 그들에게 정죄의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까지 적나라하게 보이는 카메라였다면 얼마나 더 끔찍했을까.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은 행동과 말을 조심한다. 움직이는 모습뿐 아니라 속삭임까지 찍힌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는 순식간에 거의 자동적으로 예의바른 사람으로 변할 것이다. 실제로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곳이나, 사고가 많이 나는 교차로에‘ 감시 카메라 설치’라는 팻말이 붙으면 쓰레기도 줄어들고 교통위반자도 감소된다.


그러나 늘 카메라에 노출됨에도 불구, 범죄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세계 최고 첨단정보망을 자랑하는 영국의 경우 런던 시내에 한 번 갔다 오면 최소한 430번 이상 감시 카메라에 찍힌다고 한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무인카메라의 보편화로 모든 공공장소, 지하 주차장, 엘리
베이터에서 나도 모르는 순간에 찰칵찰칵 촬영 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위에서도 인공위성이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감시카메라를 교묘한 방법으로 속이거나 피해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아예 양심이 화석화되어 카메라가 있든 말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사람이 만든 기계가 세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임을 느낀다.
우리의 삶이 진정 변화하려면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의 눈이 있다는 사실을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한다.‘ 여호와의 눈은 어디서든지 악인과 선인을 감찰하시느니라’ (잠언 15:3). 이 세상에 하나님의 몰카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행동뿐 아니라 마음과 생각을 정확하게 잡는 고성능 카메라이기 때문에 그 카메라만 바로 인식한다면 현대의 죄악불감증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의 몰카 테스트에 합격했던 요셉처럼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하나님의 눈을 의식한다면 본능적인 욕심까지도 이길 수 있는 놀라운 삶을 살 수 있게 될 텐데…. 아무도 안 보는 곳, 홀로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하는 행동과 생각이 곧 나의 인격이자 영성이다. 그 점수는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이 제일 먼저 알고, 죽은 후에도 정확하게 채점된다. 두렵고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폼만 잡는 인생, 체면치례, 말만 번지르르한 사랑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여호와의 눈은 온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대하 16:9). 나는 하나님의 몰카 시험에서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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