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사 조수, 여자의 불만 너무 잘 다뤄

2012-05-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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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스테리아’(Hysteria) ★★★

의사 조수, 여자의 불만 너무 잘 다뤄

모티머(왼쪽)와 친구 에드먼드가 여환자를 상대로 바이브레이터 실험을 하고 있다.

다소 야단스럽고 야하긴 하지만 히스테리칼하게 우습고 위트 있고 또 재미있는 성인들이 즐길 영화다. 여자들의 자위행위 기구인 바이브레이터를 만든 사람과 우연히 그것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그린 슬랩스틱풍의 코미디로 실화가 바탕이지만 대부분 허구다.

그리고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고루하고 보수적인 사회환경 속에서 여성들이 겪는 각종 정신적 부담 특히 성적 불만족을 통해 당시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한 재치 있는 시대 의상극이기도 하다.
1880년대 런던. 신출내기 의사 모티머(휴 댄시)는 병원 내 위생을 강조하는 진보적인 아이디어를 역설하다가 해고당한다.

이어 그가 간신히 얻은 일자리는 여성들의 ‘히스테리아’를 전문으로 다루는 의사 댈림플(조나산 프라이스)의 조수. ‘히스테리아’는 여성들의 정신적·육체적 모든 불만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로 댈림플은 특히 성적 불만을 잘 다룬다.


그의 치료법이란 간단하다. 여자를 테이블 위에 뉘인 채 다리를 벌리게 하고 그 앞에 칸막이를 치고 손으로 여성의 은밀한 곳을 마사지해 신경성 긴장을 풀어주는 것. 당시만 해도 많은 여자들은 오르가즘이 무엇인지도 모를 때로 여성 환자들은 댈림플의 신통한 치료에 기성을 지르며 대만족한다.

모티머는 댈림플의 마사지를 대행해 큰 성과를 보는데 너무 환자가 많아 손에 쥐가 날 지경이다. 한편 댈림플은 모티머를 잘 봐 얌전한 딸 에밀리(펠리시티 존스)를 아내로 주려고 작정, 둘이 잘 사귄다.
댈림플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있으니 그것은 자선 기구에서 일을 하며 여권신장을 부르짖는 불같은 성질의 아름다운 또 다른 딸 샬롯(매기 질렌할). 그런데 모티머는 얌전한 에밀리보다 독립심 강한 샬롯에게 자꾸 마음이 끌린다. 물론 둘은 나중에 결합되지만 그러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다.

그럼 바이브레이터는 누가 발명했는가. 그것은 모티머의 돈 많은 한량 친구인 에드먼드(루퍼트 에버렛). 그가 어쩌다 바이브레이터를 발명하면서 두 친구는 백만장자가 되고 수많은 여성들은 지극한 성적 만족을 누리게 된다. 바이브레이터는 지금도 잘 팔리고 있다. 연기는 조연인 에버렛이 너무 잘해 다른 사람들이 빛을 잃는다. 의상과 디자인도 좋다. 타니아 웩슬러 감독.

R. Sony Classics.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281-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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