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출동! 하와이 바다에 외계인이 착륙했다”

2012-05-18 (금)
크게 작게

▶ 특수효과 끝내주는 공상과학 액션영화

▶ 배틀십 (Battleship) ★★★(5개 만점)

“출동! 하와이 바다에 외계인이 착륙했다”

미 해군들이 거대한 외계 우주선을 맞아 망연자실하고 있다.

바야흐로 할리웃에 여름이 오긴 왔나 보다. 이렇게 시끄럽기 짝이 없고 내용이 빈곤한 소음과 난동의 영화가 나오는 것을 보니 말이다. 자사제품 장난감 ‘트랜스포머스’를 영화로 만들어 재미를 본 하스보로가 이번에는 보드게임 ‘배틀십’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둘 다 시끄럽기는 마찬 가지이나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스’가 피터 버그의 ‘배틀십’보다 한 수 위다.

시종일관 파괴와 소음으로 계속되는 특수효과 위주의 공상과학 액션영화로 육해공을 난무하는 무차별 액션과 난리법석에 여러 척의 구축함이 가라앉고 미사일이 계속해 폭발하면서 막심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는데 버젓한 특수효과 앞에서 배우들이 주눅이 들어 꼭 로버트들 같다.

각본은 초등학생 수준의 유치한 것으로 지구를 침공한 막강한 힘을 지닌 외계인을 맞아 해군이 항전하는 것인데 여드름이 난 남자 아이들은 좋아하겠다. 그러나 영화가 너무 길고 내용이나 인물 개발이 제대로 안 된 대신 사람의 감관을 유린하는 소음과 액션 공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심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영화다.


미 국립항공우주청(NASA)이 지구와 같은 거리로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생명체가 있다고 확신한 혹성 골디락스로 통신을 보내자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하기로 한다는 것이 영화의 서막.
이어 장면은 하와이의 오아후로 움직인다. 주인공인 26세난 알렉스(테일러 키치)는 룸펜으로 어느 날 바에서 본 늘씬한 신체훈련 전문가인 샘(브루클린 데커)에게 첫 눈에 반해 여자에게 기사도를 발휘한다고 편의점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이에 화가 난 해군장교인 알렉스의 형 스톤(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은 동생을 강제로 해군에 입대시킨다. 그리고 알렉스는 금방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알렉스와 샘은 연인 사이가 되는데 공교롭게도 샘의 아버지는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쉐인 제독(리암 니슨).
외계에서 거대한 우주선들이 오아후의 해상에 불시착한다. 우주선의 정찰임무를 맡은 알렉스와 여장교 레익스(리애나-팝 디바의 스크린 데뷔)가 외계인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이들이 해군함정들에 공격을 가하고 해군이 반격을 하면서 영화 끝까지 치열한 쌍방 공방전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스톤이 전사, 알렉스가 분기탱천한다.

한편 지상에서는 샘과 하체불구인 육군 베테런 믹(실제로 이라크전에서 두 다리를 잃은 전쟁 영웅 그레고리 G. 갯슨) 그리고 컴퓨터 천재 캘(해미쉬 링크레이터)이 외계인들의 통신장애 벽을 파괴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외계인들의 공격에 해군의 최신 함정들이 여러 척 수장되자 알렉스는 노 해군들이 돌보는 박물관이 된 2차 대전 때 사용된 전함(제목은 여기서 따온 것) 미주리호를 이끌고 노병들과 함께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배우들의 연기라곤 한심할 지경으로 쇠약한데 이와 함께 주인공으로 카리스마 없는 키치(흥행 대실패작 ‘존 카터’)가 나와 그 누구에게도 응원할 마음이 안 생긴다. 음악까지 시끄럽다. 유니버설은 흥행 성공에 자신, 속편을 만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플리즈 도운트! PG-13.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