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동폭죽! 깜짝 파티

2012-04-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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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은 남편의 생일이었다. 뉴욕에 유학 중인 큰딸 덕분에 그동안 큰딸이 도맡아 했던 행복 이벤트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깜짝파티가 시작도 안 되었는데 준비하는 일주일 내내 정말 행복했었다. 우선 풍성한 잔치음식 메뉴를 골랐다. 종류, 건강, 컬러, 맛 등 음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선택하는 과정부터 향기가 났다. 다음은 멋진 파티데코를 해야 했는데 꽃집을 하시는 집사님 가정에서 기쁨으로 도와 주셨다. 한 가득의 감사를 수소 바람과 함께 불어넣은 풍선을 벽에 붙이고 천장에 띄우는 일도 학생들이 마음을 합하니 순식간에 두둥실 희망과 꿈도 함께 띄워졌다. 초청할 손님들을 정해서 연락하고 통화하는 동안 더 구체적인 깜짝파티 그림이 그려진다.

깜짝파티를 준비했다는 소식만 듣고도 박수를 치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 그들은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했다. 한 사람, 한 사람씩 확인하며 전화를 하는 동안 마음 속 빈 공간에 일곱 빛깔 쌍무지개가 빛을 발하며 떠오른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벌써 마음은 천국이다. 일상생활을 멈추고 달려오는 순간부터 고운 꽃잎을 한 장씩 주워 마음의 우물에 띄워 꽃배를 만들 테니까…. 남편을 사랑하는 성도님들, 친구들, 가족들이 모였다. 한 장씩의 꽃잎들이 멋진 부케가 되어 황홀한 향기를 발한다. 사랑으로 함께하니 모두가 사람꽃이 되었다. 감동의 멜로디가 흘러넘친다.

그동안 해왔던 우리 집 방식대로 생일을 맞은 아빠를 위해 러브레터를 며칠 동안 써서 축복의 선물로 낭독했다. 생각지도 않은 깜짝파티에 목이 메어 우는 아빠를 보며 여섯째 조수아가 편지도 못 읽고 눈물을 쏟는다. 그 뜨거운 눈물은 순식간에 사방에 번져갔고 화려한 부케가 촉촉하게 젖어든다.


멀리 기숙사에서 보내온 둘째의 편지에는 성숙한 20대 딸의 감사연가가 가득하다. 다음은 내 차례다. 24년간 쌓인 고마움과 미안함이 활짝 열린 남편의 가슴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모두가 두 손 벌려 축복송을 불러주며 사랑의 격려를 아낌없이 부어주셨다. 교회를 개척하고 달려오느라 때론 힘들었는데 하늘녹용을 먹은듯 힘이 난다고 남편은 가슴 벅찬 감사인사를 전한다. ‘아! 성공이었다!’ 음식을 함께 나누는 밥상엔 천국표 조미료가 가득하다. 함박미소를 버무려 먹는 음식은 얼마나 더 맛나는지. 춤 추듯 날아다니는 어린아이들의 몸짓엔 “지금 너무도 행복해요!”라고 쓴 예쁜 도장이 촘촘히 박혀 있는 것 같다.

세상에서의 깜짝파티도 이렇듯 즐겁고 행복한데, 죽음 후 맛보는 천국은 과연 어떨까? 현세를 잘 사는 것은 내세를 준비하는 것이다. 너무 큰 문화충격을 받지 않으려면 여기서 종종 천국을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한계 많은 육신을 입었기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기도한다. 기도하면 천국을 누릴 수 있는 하늘 능력을 주신다. 설명이 안 되는 황홀한 능력이다.

심장이 멎을 정도로 놀랍고 황홀한 기쁨의 감격이 영원토록 지속되는 그곳에서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다시 말한다. “여보, 생일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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