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신이 나를 살린 사진 속의 여인이군요”

2012-04-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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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하게 영그는 사랑 다 큰 여자들의 동화

▶ ‘럭키 원’(The Lucky One) ★★★(5개 만점)

‘노트북’과 ‘병 속의 메시지’ 같은 녹작지근할 정도로 로맨틱한 여성용 베스트셀러 소설을 계속해 써내는 니콜라스 스파크스가 쓴 소설이 원작으로 여자들이 데이트하는 남자들과 함께 보면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답고 로맨틱해 정신이 다 몽롱해질 것이다. 말하자면 다 큰 여자들을 위한 동화다.
꿀빛 컬러와 그림엽서 같은 풍경과 촬영 그리고 달콤한 음악과 잘 생긴 선남선녀의 사랑과 러브신(물론 사랑은 중간에 걸림돌이 있어야 더 극적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두 남녀의 사랑이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다) 및 사람과 개와 어른과 아이의 정과 희롱 등 모든 것이 마치 저 세상 것처럼 아름다워 거의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다소 신경에 거슬리나 데이트용 영화로는 최고다.

이 영화는 또 TV영화 ‘하이스쿨 뮤지컬’로 어린 틴에이저 소녀들의 우상이 된 잭 에프론(인터뷰 참조)이 본격적인 어른 역으로 데뷔한 것이기도 한데 아직 소년티를 다 벗어나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꽤 어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간힘을 쓰고 어른 노릇을 하려고 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이라크전에 세 번째 참전한 로간 티볼트(에프론)가 전장의 폐허에 떨어진 사진을 주우러 자기 자리를 떠나자 로간이 있던 자리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로간은 목숨을 건진다. 로간은 아름다운 금발여인의 이 사진을 품고 다니는데 그 뒤로도 위기에서 목숨을 건진다.


제대한 로간은 사진 속의 여인이 자기 생명의 수호천사라고 믿고 애견 제우스와 함께 여인을 찾아 나선다. 생각보다 너무나 쉽게 찾아낸 여인은 노스다코타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동네 햄든에서 생명력 강하고 명랑한 할머니 나나(블라이드 대너-그웨니스 팰트로 어머니)와 8세난 아들 벤(라일리 토마스 스튜어트)과 함께 그린 케널이라는 개사육장을 경영하는 이혼녀 베스(토리 쉴링). 그런데 베스의 오빠는 1년 전에 이라크전에서 실종됐다.

로간은 베스에게 자기가 찾아온 이유를 우물쭈물하다가 끝내 말 못하고 대신 이 집에 일꾼으로 취직한다. 고장 난 트랙터도 고치고 개도 훈련시키고 피아노 치고 망가진 헛간과 보트도 고치고 또 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로건과 베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삼척동자도 알 일.
그러나 베스는 잘 생기고 신체 건강하고 사람 좋은 로간에게 마음이 자꾸 끌리고 또 나나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동네 셰리프인 망나니 스타일의 전 남편 키스(제이 R. 퍼거슨)와의 이혼으로 받은 상처로 인해 마음을 좀처럼 열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에 키스가 베스에게 계속해 접근하면서 다시 화해하자고 졸라대고 자기 라이벌인 로간을 위협하면서 로간과 베스의 사랑은 시련을 겪는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어차피 필연적인 것이어서 맺어지는데 그러고 나서도 걸림돌에 걸린다.
감독은 ‘샤인’을 만든 호주 태생의 스캇 힉스로 그는 관객의 감정을 아주 잘 갖고 놀 줄 안다. 애프론과 빅 스크린에 주연으로 데뷔한 쉴링의 콤비가 좋고 대너가 품위 있는 연기를 한다. PG-13. WB. 전지역.


박흥진의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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