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기남’의 모티브가 된 신간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그 알싸한 박하 향이 코끝에 잡혔다. 순간 그녀는 환영처럼 호텔의 네온사인을 보았고 그곳을 향해 핸들을 꺾었다."(77쪽)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던 P씨는 모 경찰서 소속 K 경장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미행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남편의 계략에 걸려 한순간의 실수로 P씨 자신이 간통을 저질러 버렸다. P씨는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K 경장은 징계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사표를 냈다.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배우자가 하면 불륜이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는 재미있는 단골 소재지만, 현실에서는 형사재판과 이혼이 기다리고 있다.
신간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는 경찰서에서 33년간 3천여 건의 간통 사건을 맡은 구무모 수사관이 그동안 겪은 일화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슬프기 그지없는 ‘남녀상렬지사’를 특유의 위트로 녹여냈다.
’전문가’답게 저자는 배우자의 간통이 의심될 때 혼쭐 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먼저 가정법원에서 이혼심판청구소송을 제기한 후 현장을 포착해 증거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112에 신고한 후 간통죄로 고소하면 된다.
남편이 온갖 달콤한 말로 꼬드겨도 중간에 고소를 취하하거나 용서하면 안 된다.
배우자는 그제야 위험한 불장난의 대가로 1심 판결 선고까지 유치장에서 깊이 반성하리라는 게 저자의 조언.
"이쯤에서 용서하시고 싶어지셨다면 간단히 고소취소만 하시면 된다."(156쪽)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