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자르 선생님 교실엔 사랑이 가득

2012-04-13 (금)
크게 작게

▶ ‘라자르 선생님’(Monsieur Lazhar) ★★★★(5개 만점)

▶ 외국인 교사와 어린 제자들 훈훈한 감동의 교육 영화

라자르 선생님 교실엔 사랑이 가득

라자르 선생님은 자기만의 특수방법으로 제자들을 지도한다.

나이 어린 제자들과 새로 부임한 외국인 선생 간의 관계와 선생의 지극한 정성과 지도 그리고 스승과 제자들 간의 상호 존경과 사랑 또 교실에서의 만남을 통한 이들의 상호 보상을 지적이요 민감하게 그린 캐나다 영화로 1인극이 원작.

교육을 새로운 각도에서 고찰한 영화로 훈시와 훈계를 하지 않고 현학적이지도 않아 부담감이 전연 안 느껴지는 아름답고 상냥한 교육영화인데 성인과 아동들의 뛰어난 연기와 함께 유머와 페이소스를 고루 담고 있어 감동과 훈훈한 만족감을 주는 좋은 영화다.
교육문제 외에도 이민과 어른의 아이들에 대한 책임 그리고 인간의 선행과 이질사회와 문화에 대한 적응 등을 함께 다루었는데 영화의 대부분을 교실에서 얘기가 진행되지만 아이들과 주인공의 동료 교사들의 인물 묘사와 성격 개발이 아주 잘돼 협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몬트리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여교사가 목을 매 자살한 모습을 이 여교사의 담임반 학생으로 매우 감수성이 예민한 알리스(소피 넬리스)와 그의 단짝인 불우가정의 시몽(에밀리앙 네롱)이 목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그러나 영화는 결코 어둡거나 침울하지 않다).
물론 학교에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교장(다니엘 프루)을 비롯해 전 교직원들이 아이들을 충격적인 뉴스에서 보호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한다.


이 학교에 중년의 알제리에서 온 과묵하고 진중한 바시르 라자르(펠락)가 알제리에서의 교육 경력 이력서를 들고 교장을 찾아와 임시 교사직을 달라고 부탁한다. 급한 처지에 나타난 라자르는 고용돼 자살한 여교사반 아이들의 담임이 되면서 자기 특유의 교육방식으로 처음에는 마다하는 아이들에게 발작을 가르치고 또 아이들의 슬픔과 충격을 정성껏 어루만져 준다.
수업시간 중의 라자르와 아이들의 관계가 아담하고 재미있게 묘사되는데 영화에서는 특히 라자르와 알리스와 시몽의 관계가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그리고 단짝이던 알리스와 시몽이 자살사건 후유증 때문에 관계에 갈등이 생기면서 아이들의 미묘한 감정묘사가 곱게 소묘된다.

이와 함께 라자르가 과거 알제리에 있을 때 개인적 비극을 겪은 사실이 드러나고 이 때문에 라자르는 캐나다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상태라는 것이 알려진다. 그러나 이 문제 때문에 영화는 마지막에 마치 ‘마지막 수업’ 같은 아쉬움을 남기는데 라스트신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넬리스와 네롱의 연기가 완숙한데(그 밖의 다른 아이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하다) 특히 위엄 있고 조용하고 침착한 펠락의 연기가 돋보인다. 촬영도 좋다. 매우 재미있는 영화다.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보기를 적극 권한다. 필립 팔라르도 감독.
PG-13. Music Box. 랜드마크(310-281-8233), 카마리요 시네마(805-383-2267), 사우스코스트 빌리지(714-557-5701), 타운센터5(818-981-9811), 랜초니겔8(949-831-0446),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박흥진의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