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엔 ‘로토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오늘(30일) 추첨하는 메가밀리언 로토의 잭팟이 미국 로토 역사상 최고액인 5억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당첨자가 당첨금을 전액 현금으로 받는 옵션을 택할 경우 손에 쥐는 액수만 3억5,900만달러다.
당첨만 된다면 하루아침에 억만장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당첨 가능성은 화창한 날 벼락 맞아 죽을 가능성보다 훨씬 더 희박하다지만 지금 사람들에게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로토가 진행되는 한 언젠가 누군가는 당첨자가 될 것이고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평소엔 로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로토 구입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런데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잭팟을 5억달러까지 올려놓은 마지막 메가밀리언 추첨이 있었던 지난 27일 진짜 ‘잭팟’을 터뜨린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LA 다저스의 구단주 프랭크 맥코트가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이다. 맥코트는 이날 밤 다저스를 전 LA 레이커스 수퍼스타 매직 잔슨이 포함된 투자그룹에 20억달러에 팔기로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 2004년 4억3,000만달러에 사들였던 팀을 8년만에 거의 5배를 받고 파는 것이다. 우수리(?) 떼버리고 단순계산한 순이익이 16억달러. 역사상 최고라는 메가밀리언 잭팟상금 5억달러가 초라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전 부인 제이미 맥코트와 이혼 후 재산분할 싸움으로 인해 구단 돈을 마구 끌어다 쓰다 운영자금이 부족해 미래 중계권료를 담보로 자금융통에 나섰고 구단 재정상태 악화를 우려한 메이저리그측이 강제로 그의 다저스 경영권을 박탈하자 파산신청이라는 최후의 카드로 맞선 맥코트가 9회말 투아웃에 역전 만루홈런을 친 셈이다.
사실 절대로 팀을 팔 수 없다고 버티던 맥코트가 파산신청까지 하며 결국 공개입찰을 통해 팀 매각을 결정한 이후 매각 기준 가격으로 제시한 액수는 15억달러였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평가된 다저스의 구단가치는 8억달러 정도에 불과했고 돈 잘쓰기로 유명한 매브릭스 구단주 마크 큐반은 다저스가 절대로 10억달러의 가치가 없다고 공언했다.
다저스라는 브랜드가 지니는 특수성과, 경매라는 매각 형식의 예측불가성으로 인해 예상보다 높은 액수가 제시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다저스의 매각 가격이 10억달러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매직 넘버’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2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렇다면 새 구단주 그룹은 왜 이렇게 터무니없는(?) 액수를 베팅했을까. 그 이유는 물론 그런 천문학적 액수를 지불하더라도 충분히 투자한 만큼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는 프로스포츠팀의 TV 중계권료 수입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LA 에인절스는 팍스스포츠와 17년간 25억달러에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고 LA 레이커스는 타임워너 케이블 채널과 20년간 30억달러에 계약했다. 다저스의 중계권 계약규모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저스팬들 입장에선 이번 거래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다저스에 그런 엄청난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방송사가 결국은 시청자들에게 그 비용을 전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TV 시청료는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계속 올라갈 것이고 공중파 방송중계도 점차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공중파보다 케이블채널과의 계약이 훨씬 더 높은 중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레이커스는 내년부터 공중파 중계가 완전히 사라진다. 어쩌면 10년 뒤엔 보통 팬들은 TV로 다저스 경기중계를 보기도 힘들어 질지 모른다. 물론 5억달러짜리 로토가 맞아준다면 그럴 걱정이 필요 없겠지만….
<김동우 스포츠부 부국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