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주석 성경’써 화제

2012-03-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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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터디 바이블‘삶에서 배우는 NIV 성경-’ 출간 시골 주일학교 섬기는 노정객의 묵상·어록 담아

땅콩 농장주 출신 대통령으로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에 소속돼 국제적인 구호사업을 열성적으로 벌이고 있는 지미 카터(사진·87)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력에 ‘성경 주석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추가해 화제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이름을 단 ‘삶에서 배우는 NIV 성경- 지미 카터와 함께 하는 개인 묵상’(NIV Lessons from Life Bible: Personal Reflections with Jimmy Carter)이라는 제목의 스터디 바이블을 존더반 출판사를 통해 출간했다.

39대 대통령을 역임하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그는 1980년 재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조지아 플레인스로 돌아갔으며, 이 작은 시골마을의 마라나타침례교회(현 교인 수 약 30명)에서 주일학교 교사로서 지금까지 총 685번 가량을 가르쳤다. 지난해 말에는 ‘지미 카터와 함께 하는 366일 성경묵상’이라는 경건서적을 내기도 했다.

‘삶에서 배우는 NIV 성경’에는 지난해 개정된 NIV 성경 본문과 더불어 해비타트 조나단 렉포드 국제 CEO의 서문, 특정 구절에 대한 적용 중심의 메모, 여러 이슈에 대한 집중조명, 그가 뽑은 성경구절을 기초로 한 간단한 기도문, 지미 카터의 짧은 어록 등이 실려 성경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는 재임 시절 친구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조차 예배를 위해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을 정도로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밤마다 영부인 로절린 여사와 나란히 앉아 성경 구절을 하루 씩 번갈아 읽고는 했다.


“크리스천 신앙을 백악관에서의 일상적 생활과 분리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섬기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카터 전 대통령의 회고다.
그는 대통령으로 봉직하는 동안 여러 다른 교회에 출석했지만 14번에 걸쳐 조용히 주일학교에서 섬겼다. 백악관 기록에 따르면 그는 1977년 12월18일과 1979년 3월4일 워싱턴 DC에 있는 제일침례교회에 갔으며 주일학교에서 성인 신자들을 가르쳤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해군으로 복무하던 18세 때 이래 거의 70년간 교사 직분을 수행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도 마라나타침례교회에서 가끔 주일학교에서 가르친다. 그가 교사로 서는 날에는 마을 주민 650명보다 많은 800여명(대다수가 관광객)의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들어 그의 가르침에 귀기울이고 예배 후 카터 전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도 촬영한다.
존더반 출판사 측은 카터 대통령이 동성애 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로 인해 보수적 신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 NIV 스터디 바이블의 주석이 포함돼 있는 이 성경이 앞으로 수년간 25만부가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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