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지·한복·분청을 현대예술로

2012-03-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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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작가 김선두·김태순·김용윤 3인 초대전

▶ LA 문화원 오늘 개막 “한국의 전통미 물씬”

한지·한복·분청을 현대예술로

김용윤의 작품. / 김태순의 작품. / 김선두의 작품.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재원)은 한국의 전통을 현대예술로 승화시킨 대표적 중견 작가들인 김선두, 김태순, 김용윤 초청 3인전을 16~29일 개최한다.

이 전시에 대해 김재원 문화원장은 “한지, 한복, 분청 등 우리에게 면면히 흐르고 있는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미술의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 시대의 한국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히고 “각자 대가들인 세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만큼 많은 한인들과 2~3세, 타인종들이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고 나눌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순은 전통 한지와 고서를 주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로, 현대미술의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전통 회화와 현대적 미디어를 결합시킨 설치작품을 보여준다. 한지를 기본적인 재료로 사용하고 고서들을 과감히 찢고 붙이는 작업을 통해 실물 크기의 거대한 종이 한복을 화폭 위에 옮겨놓는 작가는 한지와 고서를 사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작품은 화면에 고정된 평면이 아닌 2D로 입체감을 주었으며, 채색 또한 보색 등을 사용하여 강렬한 이미지를 던져주고 있다.


김선두는 장지에 분채를 사용하여 수묵의 은은한 번지기와 필의가 담긴 작품으로 우리 것이 녹아 있는 우리식 한국 회화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작가다. 한국의 길과 풍경, 또는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삶을 오방색을 사용해 표현하고 있으며, 추상적인 곡선들은 현대인의 빠르고 급변하는 생활을 산과 언덕의 부드러운 곡선처럼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서편제’ ‘천년학’ ‘취화선’ 등의 영화 장면을 그린 작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도예가 김용윤은 40년 이상 분청자기를 구워온 작가로, 청자와 백자 사이에 스며든 한국적 미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형식에 구애됨 없이 작가의 개념을 점토에 섞어 힘차게 표현하는 작가다. 전통적이며 토속적인 분청자에 기반을 두면서도 형태와 디자인이 현대적이고 섬세하며 세련된 미감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손잡이나 테두리의 동아줄은 옛 여인네들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던 물 항아리를 연상시키지만 세련된 디자인은 전통 분청을 넘어서기 때문에 ‘현대 분청자’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개막식 16일 오후 7~9시.
LA 한국문화원 55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936-3014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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