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외된 다문화가정 등 섬길터”

2012-03-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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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성영락교회 8년 사역 마치고 서울 잠실교회 부임하는 림형천 목사

“소외된 다문화가정 등 섬길터”

나성영락교회 8년 사역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서울 잠실교회 담임으로 가는 림형천 목사는 “우리의 신앙을 구현해야 할 곳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미주한인 크리스천들에게 부탁했다. <이은호 기자>

지난 1월 하순까지 8년여 동안 교인 8,000여명 규모의 나성영락교회를 ‘섬김의 공동체’로 이끌면서 한인사회와도 깊은 관계를 맺었던 림형천(57) 목사가 서울 잠실교회 담임 사역을 위해 11일 밤 한국으로 떠났다.

림 목사는 9일 본보와의 고별 인터뷰에서 “막상 25년만에 모국으로 돌아가려니까 긴장된다”면서도 “조국교회를 위해 기여할 일이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 한인들에게 “최근에‘한국 가시면 여기서처럼 너무 무리하지 마시라. 건강도 좀 챙기시라’는 애정어린 인사를 많이 받았다.

한인들에게 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이민자의 인생은 개척자로서 터를 닦아야 하는 외롭고 스트레스 많은 삶이다. 운동과 적절한 휴식, 문화생활 등을 통한 마음의 여유를 잊지 마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의 동정과 앞으로 한국에서의 스케줄은.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나성영락교회를 사임한 후 한 달 정도 쉼을 가졌다. 책도 아예 읽지 않고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웠다.

잠실교회 담임목사 취임예배는 오는 25일(일)에 갖는다. 제가 취임하는 것보다 잠실교회를 개척, 36년간 씨를 뿌리고 가꾸는 일을 잘 하시고 은퇴하시는 원광기 목사님이 은퇴하시는 것이 더 중요한 자리다.

-잠실교회에서는 펼칠 사역의 큰 그림을 소개한다면.
▲제가 한국교회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부임 후 먼저 열심히 배우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한국은 교회와 사회 간의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고 사회에도 갈등이 많다. 그 속에서 교회가 피스메이커의 역할을 잘 감동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인종 다문화 가정 이슈도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마이너리티가 아닌 머저리티 쪽에 속한 문제이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유교윤리가 퇴색하면서 대체윤리가 자리잡지 못해 생긴 공백의 결과로 인해 급증한 자살, 이혼, 성적 타락 등의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려 한다. 이밖에 세계교회와의 연대 속에서 남북통일을 위해 교회가 기도와 더불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고 싶다.

-그리 젊지 않은 나이에 한국으로 가는데.
▲우리 교단(예장통합)의 은퇴연령은 70세이다. 목회자들은 보통 10년을 한 텀(term)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정도 한국교회를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한국교회가 요즘 무척 어렵다. 그 이유는 무어라고 생각하나.
▲그것은 교회가 급성장하면서 성경적 원칙보다 외향적인 성공과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면서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미주 한인사회 크리스천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기독교 신앙을 구현해야 할 곳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교회는 영적으로 성장하고 은혜 받고 자신의 삶의 자리를 돌아보는 곳이다. 교회 내의 생활과 직분, 봉사에만 얽매이면 우리의 신앙이 이원화될 수밖에 없다.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미주 목회자의 잦은 한국행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데.
▲과거에도 한국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찾을 때 미국에서 많이 건너갔다. 다만 요즘 대형교회 목사들이 이동하면서 느낌의 강도가 세진 것 같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목회자의 한국 이동이 주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제는 한국과 미국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비록 한국교회가 교세는 더 크지만 선교인력 면에서는 영어를 구사하고 다문화 속에서 자란 차세대들이 많은 미주 한인교회 앞선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와 한인교회가 같이 연대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야 한다. 이스라엘도 국내에 있는 국민과 세계에 흩어진 국민이 공조하기 때문에 힘이 있는 것이다.

-나성영락교회 차기 담임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
▲청빙위원회와 당회가 알아서 잘 할 것이다. 나성영락교회는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아니다. 커뮤니티를 위한 교회다. 그러므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1세냐, 2세냐 하는 문제보다 중요하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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