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란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난 작은 정성을 표시하는 작은 선물’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특히 학년이 바뀔 때, 일 년 동안 수고해 주신 담임선생님에게 드리는 학부모들의 정성어린 작은 선물이 촌지였다.
세월이 많이 흘러간 후, 선생님께 전하는 ‘촌지’의 형태가 점차 변해갔다. ‘작은 정성’ 대신 뇌물성의 ‘봉투’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선생님께 전해지는 ‘봉투’는 당연한 듯이 공공연히 행해졌고, 선생님께 전하는 ‘봉투’를 아이들이 직접 들고 가게 하는 학부모도 생겨났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된 ‘촌지’는 세월이 지나면서 변질되어, 그와 같은 인사를 차리지 않는 사람이 때로는 예의에 어긋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입법, 사법, 행정을 담당하고,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급의 인사들의 ‘뇌물 사건’이 툭하면 신문지상에 떠오른다. 지금 한국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는 부패는 도를 지나쳤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어쩌면 이것은, 뇌물성 ‘돈 봉투’로 변해버린 ‘촌지’를 일상적으로 보면서 자란 세대들이 이제 이 사회의 중심인물이 되었다는 사실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뇌물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저지르는 행위이다. 이러한 형태가 사회 전역에 만연하고 있다는 것은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계, 나라를 지키는 군대, 건실하다고 믿었던 노동계에도 부패문제가 있고 심지어는 순진해야 할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갈취가 자행된다고 한다.
지역사회란 그 안에 살면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사회이다. 누구를 탓하거나,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일이 전혀 아니다. 국민들 개개인의 모습이 그 나라의 모습이다.
임문자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