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꿈이 있다
2012-03-02 (금) 12:00:00
한국에서 미술 대학을 나오고 국전에까지 당선 되었던 친구가 있다. 그런데 결혼해서 아이 낳고 미국 와서 남편이 공부하니 가사와 직장일, 육아로 눈 코 뜰 사이 없이 살아왔고, 지금 화구는 구석방에 처박혀 있고 가끔 인사나 하는 정도라고 한다.
여자들이 결혼을 하면 많은 경우 자신의 꿈을 접고 가족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가게 된다. 남편의 학비가 없으면 그의 학비가 되고 식구들이 배가 고프면 그들의 밥상이 되고 커피가 되고 과외 선생님이 되면서 그렇게 정신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정계에 입문했지만 어려서 부터 자기의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온 금세기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 그녀는 정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고 여러 번 낙방의 고배를 마셨을 때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생소한 여자 정치인을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확고한 사상과 의지는 많은 의회 의원들마저 결국 고개를 숙이게 했다고 한다.
그녀가 즐겨 쓰던 말은 “정치에서 절대 남자 여자 구별이 없다” “여자도 꿈이 있다”였다니 새삼 그녀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녀는 11년 반 동안에도 아침 식사는 꼭 자기가 손수 준비해서 가족과 함께 했고 하루에 몇 시간만 도우미를 썼으며 저녁 식사도 대부분 가족과 함께 했다.
결혼이라는 그물에 걸렸어도 정신을 차리고 앞길을 바라보면 나갈 길이 보인다고 했지만 여성의 재취업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아이 키워놓고 직장 나가라는 남편에게 “당신이 한 번 아이 키워놓고 10년쯤 후에 직장에 한번 나가보라”고, “누가 써 주겠냐”고 했다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어머니의 희생을 아무리 소리 높여 찬양해도 돌아서면 빨래 통, 밥솥이 엄마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들은 가족에 대한 희생과 사랑으로 매일의 일들을 사명처럼 느끼며 감내한다. 오늘 저녁에는 우리 엄마에게 또 내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올해의 소망이 무엇인지 한번쯤 물어보자.
이혜란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