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야기/ 흔히 발생하는 콜렉션 기록들
2012-02-25 (토)
곽동현
최근 본격적으로 융자 상담이 시작되고 있다. 한동안 주택경기만을 주시하던 실수요자들이 경기 회복조짐과 주택가격 바닥 언급으로 이제는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울러 항상 이맘때가 되면 주택수리 보수 등으로 홈에퀴티 융자나 캐쉬아웃 재융자가 증가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인데 이들의 융자 상담을 하면서 간혹 복병을 만나는데 그것은 크레딧 상에 본인도 몰랐던 콜렉션(Collection)이라는 채무연체 기록이다. 이번 시간에 어떤 경로로 이러한 기록들이 발생이 가능한지 고객들의 예로 설명해보기로 한다.
1.전화 요금 연체
고객의 크레딧상 콜렉션 기록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경우가 휴대 전화 대금 연체 기록이다. 특히 렌트로 있다가 자주 이사를 다니는 고객들은 유심히 보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이런 저런 이유로 전화를 클로즈하고 새로 오픈하거나 혹은 전화 회사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런 와중에 이사를 하게 될 때 본인은 모든 전화 요금을 지불하고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하는데 간혹 그것의 진행 과정에서 몇십달러 정도가 추가로 청구될 때가 있다.
고객이 주거지를 옮기게 되었다면 전화 회사는 옛날 주소로 계속 고지서를 보내고 전화회사는 자동으로 연체된 몇십달러를 매정하게 콜렉션 에이전트로 넘겨버린다. 이런 경우 고객은 전혀 알지 못하다가 추후에 자동차 융자를 받거나 주택 모기지를 신청하게 되면 그때 가서야 콜렉션 기록으로 고생하게 된다.
또 한인들처럼 이민자인 경우 본국에서 친척이 와서 자리를 잡을 때 한동안 크레딧이 없어 불가피하게 코사인을 해 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서도 작은 전화요금 사고가 발생한다. 처음 미국 온 사람들은 전화 요금 연체나 또는 이런 크레딧의 중요성을 그다지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척이나 지인에게 코사인을 해줄 경우에는 특별히 신경 써서 본인이 챙겨야 추후에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2.병원비 연체
전화 요금 다음으로 많은 콜렉션 기록은 병원비 연체다. 잘 아시다시피 이곳 미국은 병원 시스템이 아주 다르다. 본국은 아파서 병원에 가면 그곳에서 피검사며 X-Ray며 일반적인 검사를 마무리 하고 그날 그 자리에서 병원비를 지불한다. 사실 필자는 이런 한국 병원과 보험 제도를 훨씬 선호한다. 하지만 이곳 미국은 병원 시스템과 의료 보험 시스템이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의사는 의사대로 따로 만나고 진료와 처방전을 내려주고 경우에 따라 피검사와 추가적인 검사는 처방전을 가지고 검사만 하는 랩에서 따로 검사를 하게 된다. 또한 검사소에서도 그 결과를 다른 곳으로 요청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몇 개월 뒤에 아주 다양한 곳에서 의료 고지서를 받게 된다.
몇 개의 고지서를 받아서 끝났나 싶으면 엉뚱한 데서 고지서가 또 날아온다. 의료보험도 아주 복잡하게 되어있어 보험회사가 내어야 할 부분이 있고 본인이 부당해야 될 부분이 있다. 그리고 좀 애매한 부분도 있다. 어떤 경우 보험회사가 얼마 정도 까지는 의료비를 부담을 하는데 의사가 본인에게 추가로 얼마를 더 청구 할 수도 있다는 등등 이런 애매한 고지서까지 한번 이라도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진 고객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런데 항상 이런 비용 문제로 분쟁이 생긴다. 즉 본인은 해당 비용을 분명히 지불했는데 또 다른 의료 기관에서 청구서를 보내오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같은 병원에서도 청구하는 기관이 다를 수도 있는데 고객들은 이런 것을 대부분 무시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의료 보험 분쟁과 더불어 콜렉션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들 중에 의료 보험 콜렉션이 있는 고객에게 왜 이런 게 발생했냐고 물으면 흥분하지 않는 고객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현명한 방법은 청구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고집을 피울게 아니라 가능한 늦지 않게 먼저 지불을 하고 추후 중복된 지불에 대해서는 돌려받는 방법을 해야 될 것이다. 다행히 의료 보험 콜렉션은 대부분 3곳의 크레딧 회사 중에 한곳에만 보고를 하는데 3개 회사의 크레딧 점수 중 중간 점수를 사용하는 주택 구입에 있어서는 그나마 위기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3.부주의에서 발생한 연체
크레딧을 조회하면 크레딧 점수가 낮은 고객들은 대부분 부주의로 인해서 크레딧 카드나 얼마 안 되는 금액의 연체기록을 접하게 된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몇해 전 고객의 예를 들어 보겠다. 고객 중 홈에퀴티 라인을 갖고 분이 계셨다. 홈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Home Equity Line of Credit)은 대부분 주거용 주택에 주어지는 것으로 빌린 금액에 이자만 내거나 추가로 원금을 더 상환할 경우 다음달 이자가 줄어들고 상환한 원금만큼 또 크레딧으로 추후에 사용할 수가 있는 은행 상품이다. 본국에 마이너스 통장과 그 역할이 비슷하다. 이 고객은 수년 전 7만5,000달러의 홈에퀴티 라인을 열고 매달 원금을 조금씩 갚아오다 5,000달러 정도만 남겨두고 모두 다 갚았다. 7만5,000달러에서 이제 고작 5,000달러가 남은 고객은 지난 5월을 마지막으로 남은 원금 5,000달러까지 갚았다. 그리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 당연히 7만5,000달러가 사용 가능하겠거니 생각하고 홈에퀴티 체크를 하나 발행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바로 잔고부족으로 발행한 체크가 바운스가 되어 돌아왔다. 급하게 은행으로 알아보니 모기지 연체로 인해서 고객의 홈에퀴티 라인이 그냥 클로즈가 된 것이다. 분명 고객은 지난 5월에 나머지 밸런스인 5,000달러를 분명 지불하였다. 하지만 5,000달러가 남은 시간부터 해서 5,000달러가 추가 입금된 그 기간 동안 3달러50센트라는 이자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것을 은행에서는 수개월에 걸쳐 고지서를 보낸 것이었다. 3달러50센트에서 연체 이자가 계속 불어서 18달러가량 되었고 고객은 본인 스스로 홈에퀴티를 모두 갚았으니 은행에서 보내주는 편지는 그냥 광고성 메일이겠거니 계속 무시했던 것이었다.
3달러50센트의 연체는 분명 실수이지만 실수로 받아야 하는 댓가는 너무나 참혹했다. 이 고객의 800점 가까운 크레딧 점수는 수개월 동안 모기지 연체로 인해서 500점대로 떨어졌고 크레딧 리포트에 모기지 지불을 90일 동안 연체한 기록이 남게 되었다. 홈에퀴티 라인의 클로즈는 두말할 것도 없고 현재 가이드라인은 과거 2년 안에 모기지 연체가 있으면 모든 융자 자체가 어렵다. 이런 아주 작은 부주의가 때론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처럼 단순히 몇십달러와 몇백달러의 연체들이 내집 마련 꿈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