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전거 타기의 행복

2012-02-24 (금) 12:00:00
크게 작게
1·2월에도 화창한 날씨, 자전거 전용도로까지 있는 이곳은 자전거 천국 같다. 나도 중고 자전거를 사서 이 대열에 끼기로 했다.

집에서 학교 연구실까지 가려면 셔틀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하는데, 멀지 않은 거리에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편도 평균 40분이다. 구글맵을 찾아보니 차로는 10분, 자전거로는 17분의 거리다.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면서 자전거 통학을 시작했다.

처음엔 길을 익히기 위해 GPS를 따라서 달렸다. 초행길인 탓도 있지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는 도로에서는 주차되어 있는 차들과 달리는 차들 사이를 달리느라 겁이 났고, 좌회전을 해야 할 때는 다른 차들의 눈치가 보였다.


GPS가 안내해주는 대로 가다보면 공사 중이어서 도로가 좁거나 막혀있는 곳을 지나야 할 때도 있고 기차 길도 건너야 했다. 일방통행인 길도 있었다.

서너번 왕복하면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좌회전을 최소화 하는 길을 찾아냈다. 정확히 20분이 걸렸다. 좀 더 빨리 달리면 15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이 도시는 홍보하는 대로 자전거 친화도시가 맞는 것 같다. 차들은 질서 있고 친절하게 멈춰 주었고, 자전거에 도로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보통 공격적인 차량들이나 즐겁게 수다를 떨며 걷는 시민들을 비집고 자전거가 들어갈 틈이 없다. 한국도 점차 시민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공원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쉽지 않다.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여기서 맛보는 자전거 타기의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전신영 / 스탠포드 방문연구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