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2-02-07 (화) 12:00:00
사랑하는 사람아, 눈이 풋풋한 해질녘이면
마른 솔가지 한 단쯤 져다놓고
그대 방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싶었다.
저 소리 없는 눈발들이 그칠 때까지...
- 강우식(1941 - ) ‘세 首-사랑하는 사람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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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사행시초>처럼, 강우식 시인이 4행의 시로만 채운 <설연집(雪戀集)>의 연작시 중 세 번째 수다. 시를 산문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최소의 언어로 최대의 감동을 끌어내는 ‘언어의 경제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언어의 범람 속에서 그의 짧은 시들이 눈에 띠는 이유다. 그가 추구하는 에로티시즘을 빼고 읽더라도, ‘그대 방’은 작지만 따끈따끈하고 사랑스럽고 평화로워서 충분히 독자의 가슴에 온기를 번진다.
<김동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