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맞을 짓을 해서 때린다?”

2012-02-0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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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의 유형에는 육체적, 정신적, 언어적, 경제적 폭력이 있다.

요즈음 많이 접하는 케이스는 경제적인 폭력이다.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는 남편이 부인의 허락 없이 크레딧 카드를 만들어서 빚을 많이 진후 부인의 크레딧을 완전히 망가지게 하는 것이다.

가정에 어려움이 있어도 한인들은 대개 상담을 꺼려한다. 부부 사이의 문제를 남에게 의논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 고민 끝에 상담을 와도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상담소를 찾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제가 맞을 행동을 해서 남편이 나를 때리나요?”이다. 피해자들 대부분이 가해자로 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소리가 이것이다.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때린다고 가해자가 자신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가정폭력 피해 아내들은 자신에 대해 존경심이 없으며, 남편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내심 남편 없이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에 시달린다. 혼자 독립하여 아이들과 살 용기가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법도 모르며, 본인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면 남편의 복수가 두렵고, 경제적으로도 독립할 수가 없어서 결국은 맞고 사는 편을 택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간혹 50대나 60대의 피해자들 중에는 치매 초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머리를 너무 자주 맞아서 경미한 뇌출혈이 온 경우나 오랜 기간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같은 정신질환 증세로 시달리는 경우이다.

피해자가 ‘맞을 행동을 해서 맞는가’라는 질문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모든 사람이 폭력으로 부부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대화를 통해서 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거나 혹은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며 살아간다. 물론 간혹 가다가 피해자의 성격적 결함으로 가해자의 행동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카운슬러의 관점에서 보면 가해자들은 자신의 문제, 특히 자기 자신의 부족한 점 혹은 못난 점을 피해자에게 돌리면서 자신의 문제를 상대의 탓으로 돌린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그들은 대개 자격지심에 시달리며, 자신의 인생이 대해 마음먹은 대로 조정이 안 되기 때문에 부인과 아이들을 끊임없이 조정하려고 든다.

어려서 사랑을 받아 본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모를 수가 있다. 또한 자신이 가족에게 하는 행동이 사랑의 표현이라고 정당화 하는 경우도 있다.

가정폭력은 맞을 짓을 해서 일어난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한다. 말 못할 고민이 있을 때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건강한 방법이다.


김희옥/ 뉴욕가정상담소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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