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화를 복원해 오는 3월 공개하려던 루브르 박물관이 전문가들의 반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다빈치의 미완성 작품으로 아기예수가 성모 마리아와 외할머니인 성 안나, 양과 함께 있는 ‘성 모자와 성 안나’(사진)는 과거의 복원 때문에 착색이 됐으며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 2010년 이 그림을 한 차례 더 복원하기로 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복원작업이 작품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평가들이 경고하고, 미술계 거물인 자문위원 2명이 작업에 불만을 표시하는 뜻으로 물러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비평가들은 그림에 입힌 황갈색 광택제를 녹이는 데 쓴 솔벤트(용제)가 실제 그림을 손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성 안나와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 훼손될 수 있으며 더 넓게는 ‘스푸마토’ 효과를 해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스푸마토는 다빈치가 ‘모나리자’에서도 쓴 기법으로 윤곽선에 안개처럼 흐릿한 느낌을 준다.
결정적인 쟁점은 아기예수의 몸에 있는 흰 점을 지울 것인가 하는 것으로, 복원담당자는 광택제에 미세한 금이 생겨 희게 변한 것으로 판단해 이를 지우려 했으나 사임한 자문위원 한 사람은 이 점이 다빈치가 직접 추가한 것일 수 있다며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루브르 박물관 그림 부문장인 벵상 포마레드가 그림을 분석한 다음 흰 점을 제거하도록 허락했으나 몇몇 전문가들은 여전히 복원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원칙적으로 오래된 작품은 아주 살짝 깨끗하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원래의 색을 되찾을 수는 없으며 대신 얻는 것은 현재의 그림 재료뿐이다. 작품에 약간의 막을 남겨두는 것이 더 보기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