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도자와 지배자

2012-01-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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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여야 양당에 여성이 동시에 최고 지도자로 등장한 것이다. ‘여권신장’이란 말이 이제 진부하게 들릴 만큼 진보된 사회이지만 나름의 새로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선출될 날도 멀지 않으리라.

온갖 권한을 한 손에 쥐고 모든 사람의 목숨을 제 마음대로 했던 왕정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사람의 값을 마음대로 매겨서, 너는 양반 너는 상것 등으로 분류하던 신분의 시대도 이미 지나간 지가 오래 됐다.

이러한 새 시대에 이른바 지도층을 두 부류로 구별할 수 있다. 하나는 지배자요, 다른 하나는 지도자이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사람 즉 지배자는 많지만 지도자는 찾기가 쉽지가 않다. 지배자는 자기 이익과 안일을 도모하고 자신의 뜻과 야심을 채우기 위해 남을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의 수가 많은 시대는 그 만큼 불행한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도자는 이와 다르다. 참 지도자는 그에게 속해 있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복지와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남을 행복하게 해 주는 가운데서 자신의 참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지난 시대에 지도자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로움의 구렁텅이로 몰아갔었는가?

한국에서 여성 정치 지도자가 전면에 나섰다. 남성의 무능함으로 인한 결과라고 속단하는 것은 짧은 소견이다. 변화를 바라고 신선함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담겼다고 보고 싶다. 진정 국민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는 모성애와 여성 특유의 공정성이 정치에 반영되기를 바란다.


안상도 / 신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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