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자들에게 쫓기는 여자 킬러

2012-01-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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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와이어’ (Haywire) ★★★

남자들에게 쫓기는 여자 킬러

맬로리(지나 카라노)가 적을 향해 기관총을 쏘고 있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한 남자들에게 쫓기는 여자 킬러의 강건하고 날렵한 액션 스릴러로 작렬하는 액션을 위해 인물 개발이나 이야기 서술은 소홀히 하고 있다.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은 이 영화로 데뷔한 종합무술(MAA) 챔피언 지나 카라노의 카리스마 가득한 자태와 눈알이 돌아갈 액션.

흔히 있는 배신이 판을 치는 음모극의 형식을 한 영화로 차분하게 진행되는 내용에 가끔 가다 액션이 벼락 치듯 충격을 주면서 보는 사람을 흥분시킨다.

근육질의 영화로 냉정하고 때로 유머까지 있는데 소더버그의 특징인 앙상블 캐스트와 함께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소더버그는 늘 가명으로 촬영과 편집도 자기가 하는데 카메라가 물 흐르듯 하는 촬영이 좋다.


겨울 뉴욕주 북부의 한적한 식당에 앉아 있는 맬로리 케인(카라노) 앞에 맬로리와 안면이 있는 듯한 아론(채닝 테이텀)이 앉는다. 둘이 잠깐 얘기를 주고받는가 하더니 갑자기 아론이 뜨거운 커피를 맬로리의 얼굴에 뿌리면서 둘 간에 치열한 육박전이 벌어진다.

이런 사정없고 사나운 사생결단적인 액션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중간 중간 전기충격 가하듯이 돌출적으로 나타난다.

이어 맬로리는 스스로 자기의 인질이 된 젊은 스캇의 차를 몰고 가면서 스캇에게 자기의 과거사를 들려주는데 영화의 절반은 플래시백으로 진행된다.

맨 먼저 바르셀로나에서 맬로리가 아론과 함께 납치된 중국인 저널리스트를 구출하는데 이 때 맬로리와 적간에 벌어지는 육박전이 화끈하다.

맬로리는 정부의 더러운 일을 대행하는 보안회사 소속 킬러로 그의 상관은 족제비 같은 케네스(이완 맥그레고). 케네스는 정부 고위관리 코블렌즈(마이클 더글러스)와 고객 로드리고(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주문을 받고 맬로리를 킬러로 파견하고 있다.

이어 케네스는 맬로리를 더블린으로 파견하는데 이는 맬로리를 처치하기 위한 함정. 맬로리가 묵는 호텔방에서 맬로리를 처치할 임무를 맡은 멋쟁이 폴(마이클 화스벤더)과 힐을 신고 드레스를 입은 맬로리 간에 육박전이 일어나는데 맬로리가 늘씬한 두 다리로 폴의 목을 졸라 죽이는 장면이 마치 성애장면 같다.

이어 무대는 뉴멕시코를 거쳐 휴양지 마요르카로 옮겨지는데 해변에서 맬로리와 케네스 간에 또 다른 맹렬한 육박전이 일어난다. 카라노의 곡예사 같은 유연하고 재빠른 동작과 치명적인 액션은 가공스러울 정도로 스타탄생 같은 역이다. R.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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