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모델링 비용보다 ‘공사의 질’ 따져봐야

2012-01-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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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체 선정 때 주의할 점

싼 것만 찾다가 미자격자 만나면 되레 손해
주변 경험자 통해 소개 받는 게 가장 안전
서너 곳 견적서 받아보고 계약은 꼭 문서화비용보다


주택 리모델링 업계가 주택시장 불경기의 여파로 최근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한산해진 주택거래로 인해 리모델링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거래가 뜸한 겨울철인 요즘 리모델링 업계 역시 한산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불경기로부터 탈출하려는 리모델링 업체들이 저렴한 비용 등을 앞세워 최근 고객 찾기에 노력 중이다. 반면 그간 미뤄왔던 리모델링을 실시하려는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집을 꾸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업체를 고를 때 비용보다는 공사의 질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택 리모델링 업체 선정 때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 주택 리모델링 지출 급감
주택시장의 불경기로 인한 찬바람이 주택 리모델링 업계에 불어 닥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치는 동안 리모델링에 돈을 쓰는 가구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 주택시장 공동연구소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활황이었던 2007년 약 3,260억달러에 달했던 주택 리모델링 지출 규모는 지난해 약 2,800억달러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택시장 회복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주택 리모델링 지출 규모는 당분간 늘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 내다보고 있다.

불경기 ‘한파’가 길어지자 일거리 찾기에 나서는 리모델링 업체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다. 업체간의 경쟁 심화로 일부 업체는 파격적인 비용을 제시하며 리모델링 일거리 구하기에 혈안이 되기도 한다.

전국 리모델링업협회(NARI)의 딘 헤리지스 회장은 “리모델링 업계에 분야별 노동력이 매우 풍부한 상태”라며 “자격을 갖춘 노동력 풀이 많이 쌓여가고 있는 반면 미자격 업체도 늘고 있어 업체 선정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무조건 싼 가격만 내미는 업체가 많지만 비용을 따지기 전 우선 업체의 자격 조건을 살펴야 한다는 충고다.


■ ‘입소문’부터 확인
주택 리모델링이 처음이라면 우선 주변인에게 소개를 부탁한다. 리모델링을 실시한 경험이 있는 친구나 이웃에게 업체에 대한 경험을 묻고 만족스러웠던 업체의 연락처를 받도록 한다.

추천 받은 업체의 객관적인 평판을 알고 싶다면 소셜 네트웍 서비스를 활용한다.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웍 서비스를 통해 업체 이름을 검색하면 해당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접할 수 있다.


소비자 네트웍 사이트도 업체의 평판을 확인하기 좋은 도구다. 대표적인 웹사이트로는 ‘앤지스리스트’(www.angieslist.com) 등이 있는데 월 약 5달러 정도의 사용료가 있다.

앤지스리스트를 방문하면 주택 리모델링 업체를 지역별, 분야별로 검색할 수 있고 사용자들이 실명으로 기재한 불만사항 검색도 가능하다. 해당 시의 빌딩 안전관리 담당부서나 지역 건축자재상 등에 믿을 만한 주택 건축업체나 리모델링 업체에 대한 추천을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전화 인터뷰
주변의 소개나 인터넷을 통해 평판이 괜찮은 리모델링 업체를 몇몇 선정했다면 업체에 직접 연락해 인터뷰를 실시해 본다. 인터뷰 과정에서 각 업체의 전문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자신과 적합한 업체인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리모델링 작업이 끝날 때까지 업체 담당자들과 얼굴을 마주쳐야 할 일이 많다. 이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즐거워야 할 리모델링 과정이 오히려 지루해지므로 ‘코드’가 맞는 업체 선정이 중요하다.

업체들과 인터뷰를 실시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업체의 전문성이나 성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선 ‘리모델링업에 종사한지 얼마나 됐나’라는 질문을 통해 업체의 경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공사기간에 담당자는 누구인가’ 또는 ‘공사 담당자는 업체 직원인가 아니면 하청업체 직원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는 업체의 공사 진행방식이 파악된다.

이밖에도 ‘종업원 상해보험이나 사업체 책임보험에 가입 됐나’ ‘현재 진행하려는 공사와 같은 공사를 최근 몇 차례 실시했나’ ‘과거 작업을 했던 주택의 소유주나 건축 자재상으로부터 제공받은 추천서가 있나’ ‘가입하고 있는 협회가 있나’ 등의 질문도 업체 인터뷰 때 중요한 인터뷰 목록이다.

전국 리모델링업협회(NARI)의 웹사이트(www.nari.org)에 가면 보다 자세한 질문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 견적서 검토 및 최종 계약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몇몇 업체를 추렸다면 업체별로 리모델링 공사비 견적서를 요청한다. 견적서에는 전체 공사비는 물론 인건비와 재료비 등 세부항목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야 업체별로 비교하는데 도움이 된다.

업체선정까지 마쳤다면 이제 선정한 업체와 계약하는 일만 남았다. 계약은 반드시 문서화해야 하며 몇 가지 보호조항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한다.

리모델링 업체가 자재비용이나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해당 자재업체나 인력업체에서 주택 소유주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같은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에는 반드시 리모델링 업체가 지급하지 못한 금액으로 인해 하청업체 등이 주택 소유주를 상대로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웨이버’ 조항을 삽입토록 한다.

계약서에 반드시 기재돼야 하는 사항으로 공사 시작일과 완공일 등이 있고 공사비 지급 일정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분쟁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공사비 지급의 경우 대개 공사 시작과 함께 전체 비용의 3분의 1, 공사 중간에 3분의 1, 그리고 완공 때 3분의 1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피해야 할 업체 유형
인터뷰 과정까지 마친 뒤 선정한 업체와 계약을 맺기 직전에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너무 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도 주의 대상이며 과도한 금액을 선불로 요구하는 업체 역시 피한다. 너무 싼 가격에 현혹되면 결국 질이 낮은 자재와 미 자격 노동력을 사용하는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국 리모델링업협회가 제시한 주의해야 할 업체는 다음과 같다. 우선 많은 금액의 공사비를 선불로 요구하는 업체다. 이같은 업체는 자금 사정이 원활치 않아 예정된 기간 내에 공사를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 되는 업체 유형이다. 대개 전체 공사비의 약 3분의 1정도를 계약 때 선불로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공사비를 현금으로만 요구하는 업체도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보면 좋다. 주소가 사서함 등으로 불분명한 업체나 주택 소유주에게 먼저 접근해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 등도 주의가 요구되는 업체에 포함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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