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 한인들 “아파도 참는다”
2012-01-14 (토)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50대 직장인 조모씨는 충치가 생겨 지난해 초부터 치과에서 이를 치료할 것을 권했지만 1년 가까이 미뤄왔다. 건강보험이 없는 관계로 무려 1,000달러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더 이상 미루다간 멀쩡한 다른 치아마저 상할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 더 이상은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장기 불황에 따른 금전사정이 악화되면서 조 씨처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오히려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 연구전문기관인 맥키니 센터가 11일 발표한 미국 건강시스템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인의 의료비 지출이 개인 당 8,402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9년도의 증가율 23.8%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보고서는 의료비 지출 증가폭이 2년 연속 둔화된 것은 높은 실업률과 무보험자 증가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인 의사들은 “한인 환자들 가운데에도 금전적 문제로 치료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보험에 가입된 한인 환자들 중에서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병원비용이 많아지면서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당장 진료비를 아끼려다 병을 키워 훗날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니엘 김 치과전문의는 “경제적 문제로 보험이 없는 분들에겐 진료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돈을 아끼려다 더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병을 치료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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