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타까운 폐업

2012-01-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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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비디오 테입을 빌리러 다니던 가게가 문을 닫았다. 너무 황당해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는 폐업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역시 안타까워했다. 나는 주인 부부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오래 봐왔다.

한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퇴직금을 받아 여기에 정착해 가게를 시작한 것이 20년이 넘었다는 얘기를 꽤 오래 전 그들로부터 들었다. 한때는 권리금을 많이 주겠다며 팔라는 제안이 있어 고민이라며 나에게 의논하기에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계속 그냥 하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는 모든 업소들이 불경기를 모르고 번창하던 때였다.

그러던 가게가 몇년 전 부터인가 컴퓨터와 아이패드 등으로 비디오를 내려 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손님과 수입이 줄어든다며 주인 부부의 얼굴에서 그늘이 떠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바깥양반에게 당뇨병이 생겨 몸이 몰라보게 야위어 갔다. 오랜 단골인 우리 가족까지 걱정할 정도였다.


설마하니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 나갈지 걱정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떠날 때 꿈도 있었고 계획도 있었겠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성취했을까. 그들 내외도 그런 꿈을 가진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금년에도 많은 사람들이 개업을 하고 폐업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안타까운 폐업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사람들이 큰 걱정 없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이항진 / 놀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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