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동 주는 삶

2012-01-1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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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이 많지 않다. 솔직히 말해서 부부간에도 서로에게 감동 주는 일이 쉽지 않다. 하물며 남을 감동시키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면 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한 광경이 벌어질 것인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많은 사람들은 큰일에 감동을 받는 줄 아는데 실은 작은 일에도 우리가 감동을 받게 된다. 지나가는 사람이 비틀거리며 걸을 때 그 사람을 붙들어 주는 것을 보아도 보는 사람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그래서 세상을 뒤흔드는 사건을 만들어 감동을 주기보다는 우리 주위에서 작은 일로 이웃을 기쁘게 했으면 한다. 금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이런 선물을 주고받는 한해가 되었으면 이민의 고달픔에서 작은 용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캐나다에서 박사과정까지 다 마치고 한국에 가서 한국인 아내를 맞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캐나다 사람이 그 동안 출석하던 교회에서 빈병이며, 청소를 5년 동안 열심히 하다 금번에 한국의 모 국제 고등학교에 교장으로 채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척 고무되고 감동을 주는 소식이었다.


많이 배운 사람이, 그것도 외국인이 아내 따라 신앙생활을 하면서 궂은일을 다 맡아 모범을 보였다는 것은 우리에게 한해를 시작하면서 무언의 교훈이 되고 새로운 각오와 다짐 속에 상쾌한 출발을 하게 한다. 금년에는 우리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 각 곳에서 다른 민족은 몰라도 우리끼리라도 따뜻한 손을 서로 잡고 웃는 모습을 보이고 이런 모습이 전염병처럼 퍼져 다른 민족에게까지 물들게 했으면 좋겠다.

더 이상 같은 동족끼리 얼굴을 붉히는 부끄러운 모습이 사라졌으면 한다. 윤동주선생의 시처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 말이다. 서로에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고 한해를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이는 누군가 해주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나부터 시작해보자. 나부터.


한재홍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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