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풍향계의 방향

2012-01-0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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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코커스가 유명해진 것은 1976년부터다. 그 해 선거에서 아이오와 주민들은 지미 카터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그전까지 무명이던 카터는 그 여세를 몰아 뉴햄프셔에서도 승리했고 결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으며 현직이던 포드를 꺾었다.

이때부터 대통령 선거의 시작인 아이오와 코커스는 정치 풍향계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여기서 이겼다고 선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4년 뒤인 1980년 아버지 부시는 아이오와에서 승리했음에도 레이건에 패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만족해야 했다.

88년 선거에서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된 아버지 부시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두카키스 모두 아이오와에서는 3등을 했다. 아이오와에서 이기고 당내 지명을 받은 후보는 전체의 절반밖에 안 되며 최근 30년 동안 이곳에서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된 비 현직 후보는 2000년 아들 부시와 2008년 버락 오바마 둘 뿐이다. 풍향계 치고는 신뢰도가 별로인 셈이다. 92년에는 아이오와 출신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인 탐 하킨이 출마하자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아예 여기서 선거 운동하는 것을 포기했다.


아이오와에서 이기고 다음 경선인 뉴햄프셔에서마저 이기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대통령은 그만두고 당내 지명자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1972년에는 에드 머스키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이겼지만 아내를 옹호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후보 지명에 실패했고 2000년에는 앨 고어가 두 곳 모두 이겼지만 아깝게 대선에서 졌다.

6명의 공화당 대선 주자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2012년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리는 결국 미트 롬니에게 돌아갔다. 지난 1년간 아이오와에서 거의 캠페인을 하지 않아 여기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롬니는 막판 스퍼트로 8표 차이의 극적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그가 주지사를 지낸 옆 동네인 뉴햄프셔는 롬니의 승리가 거의 기정사실로 돼 있는 만큼 이제 모멘텀은 단
연 그에게 있다.

과거 예로 볼 때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이겼다고 반드시 대선 후보나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직력과 자금 면에서 현재 롬니를 능가할 공화당 후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은 몰라도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정작 본선에서는 어떻게 될까. 각종 여론 조사에 나온 것으로 보면 공화당 후보 중 오바마를 꺾을 수 있는 사람은 롬니 뿐이다. 공화당에서는 큰 인기가 없지만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도 표를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이긴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 선거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인데 최근 여러 지표를 볼 때 조금씩이나마 호전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연말까지 계속 좋아지면 오바마, 다시 나빠지기 시작하면 롬니가 내년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고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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