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 전기영화

2011-12-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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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언 레이디’ (The Iron Lady) ★★★

서방세계 국가의 최초의 여수상으로 지난 1979~90년 영국을 통치한 마가렛 대처에 관한 구식 스타일의 전기영화. 부자들을 위한 수상이라고 비판을 받았던 그의 정치적 면보다 계급과 성의 천장을 깬 여인으로서의 개인적 면모와 남편과의 관계 등 사적 삶에 치중한 미적지근한 작품이다. 그의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다시피 한 정책과 정치철학 등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처리됐다.

너무나 많은 것을 포괄적으로 모두 묘사하려고(자료 필름을 많이 쓰고 있다) 하는 바람에 영화가 초점을 잃고 갈팡질팡하는데 여기에 플래시백이 너무 자주 사용돼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은 대처역의 메릴 스트립의 연기. 완벽한 연기(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주연상 후보)로 코믹한데 음성도 대처의 그것을 꼭 닮았다. 대처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나이 먹은 대처의 얼굴 분장도 훌륭하다.


나이 먹고 치매기가 있는 대처가 8년 전에 사망한 남편 데니스(짐 브로드벤트)의 옷을 정리하면서 대처의 과거가 회상된다. 그가 한 작은 마을의 구멍가게 집 딸로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뒤 의회 의원을 거쳐 수상이 되고 또 재임 11년 만에 인기가 떨어지면서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이 현재와 과거를 오락가락하면서 묘사된다.

굉장히 스케치 식으로 필리다 로이드 감독(역시 스트립이 주연한 ‘마마 미아’ 감독)의 연출 솜씨가 무딘 편이다.

플래시백에 의해 대처의 과거가 연대기 식으로 나열되면서 신참에서부터 베테런이 되기까지의 의회의 삶과 에드워드 히드에 맞선 보수당 당수 경선에서의 승리 그리고 포클랜드 전쟁에서의 승리로 인한 인기 상승 등이 주마간산 식으로 그려진다.

이와 함께 영국을 뒤흔들어 놓았던 광부들의 파업과 1980년대 중반의 재정금융 붐 그리고 세금반란 등이 몽타주 식으로 묘사되는데 이렇게 대처 통치 11년간의 모든 역사를 다 얘기하려고 하지 말고 어느 한 부분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다뤘더라면 보다 나은 작품이 됐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스트립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빼어난 연기. 오스카상 감이다.

대처는 지금도 많은 영국 사람들의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기자가 속한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의 동료회원인 영국의 존 히스콕도 대처를 철저히 증오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다. 그런데 이 영화는 개봉도 되기 전에 영국의 일부 보수당 의원들로부터 대처를 왜곡 묘사했다고 해서 비판을 받고 있다.

PG-13. Weinsten.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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