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곳곳 숨겨진 보석… “세계 최대 야외박물관”

2011-11-25 (금)
크게 작게
여행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다 보니 신문을 펼치거나 인터넷 브라우저를 켜면 으레 여행지 관련 소식에 먼저 눈길이 간다. 근래 들어 지중해의 보석 ‘터키’ 관련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한류이다.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한국문화원이 있는 21개 나라에 공식적인 한류 팬클럽이 182개, 회원수가 330만명에 달하고 최근 한류의 거점이라 불릴 만큼 한류가 활발하게 확산된 터키에는 17개 17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동서양 문화의 접점’ ‘세계 최대의 야외박물관’으로 불리고 ‘한류의 거점’ ‘형제의 나라’ ‘주목 받는 휴가지 1위’ ‘전설이 살아 있는 나라’ 등 최근 각종 매체에 이름을 올리는 터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스탄불의 주요여행지를 살펴보자.


성소피아 성당-토프카프 궁전 등 유적 수두룩
이스탄불 기독교-이슬람교 문화 절묘하게 공존


▶터키
터키는 인류의 자취를 찾는 유적 발굴 작업이 쉼 없이 전 국토에 걸쳐 계속되는 나라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적 위치로 인해 지난 세월 다양한 문화, 종교가 융성했고 국토가 주변국들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충돌융합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정식명칭은 터키공화국(Republic of Turkey)으로 동쪽으로 이란·아르메니아·조지아(그루지야), 남쪽으로 이라크·시리아, 북서쪽으로 불가리아·그리스와 국경을 접하고, 북쪽으로 흑해, 남쪽으로 지중해, 서쪽으로 에게 해?마르마라 해와 면하고 있다. 소아시아(아나톨리아) 반도 전부와 보스포루스 해협·다르다넬스 해협·마르마라 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의 발칸 반도, 동트라키아 지방에 걸쳐 있다.
기후는 여름은 고온건조, 겨울은 저온 다습한 지중해성 기후로 면적은 대한민국의 약 8배, 인구는 2010년 기준 약 7,150만명이다.



▶이스탄불
이스탄불을 칭할 때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닌 도시나 터키 역사의 전부를 간직한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원 전 660년께 그리스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도시는 ‘비잔티움’이라고 불리다가 서기 330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삼으면서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리게 됐다. 이곳에 군림한 비잔틴 제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화려한 유산을 남겼으며, 십자군 원정대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기도 했다. 1453년 술탄 메메드 2세가 이곳을 점령하면서 오스만제국의 중심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이런 연유로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오스만 제국시대에 이르는 다수의 유적들이 분포해 있다.
이스탄불의 주요 볼거리는 찬란했던 동로마제국의 역사지와 화려한 비잔틴 양식의 건축물 들이다. 빼놓지 않고 방문해야 할 곳은 오스만투르크 황제들이 머물렀던 ‘토프카프 궁전’,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을 지닌 ‘성소피아 박물관, 푸른빛이 감도는 아름다운 돔을 지닌 ‘블루모스크’, 로마시대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던 ‘히포드롬 광장’, 실크로드의 종착지 ‘그랜드바자르’, 336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지하수로’ 등이 있다.

1. 토프카프 궁전
토프카프 궁전은 15세기께 오스만투르크 황제들이 머물렀던 곳으로 24개국을 통치했던 제국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3개의 문과 4개의 중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길이 3마일에 달하는 높은 성벽으로 보호되고 있다. 술탄의 침소와 집무실, 술탄의 여자들이 거주하던 하렘. 사원과 도서관, 정원과 정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프카프 궁전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보물관에는 86캐럿의 다이아몬드와 보석으로 장식된 병, 다윗의 검, 모세의 지팡이, 아브라함의 밥그릇, 요셉의 터번, 요한의 두개골, 이슬람 창시자 모하멧의 치아와 수염을 관람할 수 있으며, 유물관에서는 술탄(왕을 일컫는 말)의 의상, 초상화, 시계, 모하멧의 편지와 칼, 화살, 깃발과 망토와 발자국 등을 볼 수 있다.
하렘은 작은 정원을 중심으로 400여 개의 방이 모여 있는데 소녀시절 하렘에 들어온 궁녀들이 머물던 곳이다. 보스포루스 해협과 마르마라 해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육지가 바다 쪽으로 돌출된 언덕 위에 자리해 풍광이 뛰어나다. 이 언덕에는 과거에 대포가 설치되어 있었다. ‘토프’는 ‘대포’라는 의미이고, ‘카프’는 문이라는 의미이다.

2. 성 소피아(아야 소피아) 박물관
이스탄불을 상징하는 건물로 성당이자 비잔틴 황제의 대관식이 열리던 장소였으며, 당대 단일 건축물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콘스탄티우스 2세가 360년에 세운 성당이 그 모체이며 지진과 화재로 붕괴되었으나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건축물로 복구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537년에 세워진 것으로 5년10개월 동안 수백명의 예술가와 5만명 이상의 노예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비잔틴 제국 때는 그리스 정교의 대성당이었다가 1453년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통치하게 되면서 이슬람의 사원으로 쓰이게 되었다. 1934년부터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이곳은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전시물은 거의 없다. 건물 자체가 전시물인 셈이다. 웅장한 규모도 볼거리이지만 가장 눈여겨볼 것은 본당 회랑의 모자이크 성화이다. 우상숭배를 금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인물화의 얼굴에 회칠이 되어 있다가 1932년 미국 비잔틴 학회에 의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는데,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비잔틴 예술의 진수로 평해진다.

3. 블루모스크
술탄 아흐멧 지구는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중심이며 이스탄불 여행의 핵심이다. 토프카프 궁전, 성 소피아 박물관 등이 자리한다. 성 소피아 박물관 맞은편에는 술탄 아흐멧 모스크가 있는데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내부가 파란색과 녹색의 타일로 장식되어 있기 때문에 ‘블루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블루모스크는 77피트 폭의 거대한 중앙 돔과 6개의 첨탑이 인상적이다. 내부와 외부에 있는 타일 장식이 눈여겨 볼만 하다. 우뚝 서 있는 첨탑 6개는 술탄의 권력을 상징하며, 이슬람교도가 지키는 1일 5회의 기도를 뜻한다고 한다.
안뜰을 지나 남쪽 출입문을 통해 사원 내부로 들어서면 푸른색 타일로 장식된 웅장한 기둥과 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식물, 아랍문자에 기초한 문양인 아라베스크가 벽면과 천장에서 화려함을 뽐낸다. 사원 앞 정원에는 언제나 화사한 꽃이 피어 있어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4. 히포드롬 광장
술탄 아흐멧 사원 바로 앞에 있는 광장으로 로마시대 유적이다. 서기 203년 이곳에서 마차경주가 최초로 열렸다고 하며 당시에는 세계의 각 지역에서 가져온 기둥, 조각상, 오벨리스크 등이 이곳에 전시되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기원 전 15세기 이집트에서 만들었다는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 479년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서 들여온 뱀 머리의 오벨리스크, 940년 콘스탄티누스 7세가 만든 콘스탄티노플 오벨리스크가 남아 있다.
이곳은 U자 형태의 경기장으로 10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었으며, 고대 이스탄불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곳이다. 길이 1,650피트 393피트로 로마의 시쿠스 멕시무스 경기장 다음으로 큰 경기장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있던 각종의 기둥과 돌들은 모스크의 건축 자재로 사용되어 지금은 단지 3개의 기념 기둥과 1개의 우물만 남아 있다.

5. 그랜드바자르
‘지붕이 있는 시장’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터키어로는 ‘카파르 차르쉬’이다. 이다. 1461년에 처음 세워졌으며 5,000여개의 가계가 몰려 있다. 이곳에는 카펫, 가죽제품, 금속 세공품 등의 터키 특산품을 비롯하여 온갖 제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격 표시가 없고 호객꾼이 많으므로 물건을 살 때는 주의해야 한다.

6. 지하수로(지하궁전)
터키어로 ‘예레바탄 사라이’인데, 그 뜻은 ‘땅에 가라앉다’이다. 비잔틴시대에 만들어진 가장 인상적인 건축물로 6세기 쥬스티니안 황제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졌다. 비잔틴 제국시대에 물이 부족한 이스탄불 지역의 중요한 저수지였고, 그 뒤 오스만투르크 제국시대에는 토프카프 궁전의 저수지로 사용되었다.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로마시대의 건물을 만나게 되는데, 336개의 둥근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이 건물이 넓은 지하공간을 만든다. 놓쳐서는 안 될 관람 포인트는 메두사의 머리이다. 1984년 보수공사 때 처음 발견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메두사는 지하세계에 사는 세 개의 고르곤 중 하나이며 메두사의 머리가 저수지의 보호를 위해 놓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저수지는 건축된 후 수 차례에 걸쳐 복구되었고 터키 공화국의 수립 후 박물관으로 전환되어 배를 타고 관광을 할 수 있게 됐다. 1987년부터는 관광객들은 음악과 조명까지 곁들여진 아름다운 지하 저수지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