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고생과 청년 흡혈귀와의 사랑

2011-1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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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와일라이트 사가: 새벽-파트 1’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Part 1)) ★★½

여고생과 청년 흡혈귀와의 사랑

에드워드와 벨라가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

틴 에이지 소녀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고 있는 스테프니 마이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여고생과 청년 흡혈귀와의 사랑과 삼각관계를 그린 시리즈 마지막 편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제1부와 2부로 나누어 만들었다. 제2부는 내년에 개봉된다.

이번 영화는 세 명의 주인공인 벨라와 에드워드 그리고 제이콥과 함께 시리즈에 고정 출연하는 인물들 외에도 새로운 흡혈귀들이 여럿 등장해 얘기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 것 같지만 결과는 속 빈 강정.

마침내 벨라와 에드워드가 결혼하는데 영화 전반부는 거의 별 얘기 없이 무미건조하게 질질 끌면서 진행된다. 벨라가 초고속으로 임신을 하면서 영화는 다소 속도감을 찾지만 후반부는 마치 귀신 도깨비 공포영화처럼 만들어져 끔찍한 데도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누가 뭐라든 영화의 광적인 팬들이 있어 배급사인 서밋(Summit)에겐 흥행대박 보증수표.


벨라(크리스튼 스튜어트)와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의 결혼식이 벨라의 이혼한 부모와 에드워드의 흡혈귀 동료들의 참석 하에 성대하게 거행된다. 이 소식을 듣고 벨라를 사랑하는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은 분노와 슬픔과 좌절감에 빠져 웃통을 벗어 젖히고(로트너의 상반신 근육미 과시용으로 그는 시리즈 내내 툭하면 웃통을 벗는다) 늑대가 되어 숲속으로 달려간다.

이어 피로연이 한창인 가운데 제이콥이 뒤늦게 벨라를 찾아와 그의 결혼을 축하하면서 자기는 언제나 벨라의 친구로서 너의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에드워드만 없었더라면 벨라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제이콥에게 갔을 텐데. 제이콥과 포옹을 나누는 벨라의 표정이 슬프다.

이어 신혼부부는 바닷가의 한적한 마을로 신혼여행을 간다. 둘은 여기서 밤에 나체로 수영을 하고 사랑을 나누는데 흡혈귀인 에드워드는 인간 벨라를 지키기 위해 그와 성관계를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벨라가 “플리즈 플리즈” 하면서 졸라대는 바람에 마침내 둘은 섹스를 하는데 흡혈귀의 힘이 너무 강해 침대가 다 주저앉는다.

여기까지 영화는 순전히 둘의 ‘사랑해 죽겠다’는 표정을 하는 얼굴을 클로스업으로 잡으면서 뽀뽀하고 포옹하고 애무하고 응시하는 사랑의 희유로 진행된다. 둘이나 좋지 보는 사람은 지루하다.

이어 벨라가 고속으로 임신을 하면서 영화가 다소 분주해진다. 벨라는 모진 진통 끝에 아기를 낳는데 여기서 더 이상 얘기를 밝힐 수가 없다. 다만 이 아기가 벨라와 에드워드와 제이콥뿐 아니라 다른 흡혈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아기여서 제2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 암시된다. 세 젊은 배우들의 맹한 여기가 여전하다.

빌 콘돈 감독.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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