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대용 주택구입 ‘싼 게 최고’ 아니다

2011-11-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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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자들이 피해야 할 실수들

임대 목적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의 동반하락으로 투자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임대 주택에 대한 수익률은 비용을 제외한 후 연 평균 약 5~6% 정도로 목표하면 적절한데 요즘 이같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투자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기타 금융상품의 수익률보다도 월등히 높아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공 스토리는 부동산 투자 정석을 잘 따랐을 때의 이야기다. 수익률만 좇다가 오히려 투자 실패를 맛보는 경우도 많다.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기 좋은 시기지만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자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임대 목적의 주택을 구입해 건물주가 되어보기로 작정한 투자자들이 피해야 할 실수를 소개한다.


조금 비싸도 임대 가능성 최우선 검토
구입 후 수리비용·세금·보험료 등도 고려
세입자 선정·렌트 등 사후대처도 중요


■ ‘싼’ 딜과 ‘좋은’ 딜을 혼동
무조건 가격이 저렴하다고 좋은 투자는 아니다. 수년간 이어진 주택가격 하락으로 최근 매우 낮은 가격에 나온 주변에서 주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낮은 가격만 좇다가 투자를 그르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면 가격도 중요하지만 임대 가능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아무리 싸게 구입해도 임대가 안 되면 결국 비용만 초래한다. 임대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주택의 위치 조건이다. 위치 조건이 좋은 주택은 조금 비싸게 구입해도 항상 임대 수요가 있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가 줄어든다.

흔히 임대용 투자 주택으로 선호되는 지역은 학군이 우수한 지역, 대학가, 대기업 인근 지역 등으로 이들 지역은 임대 수요가 꾸준한 특성을 갖고 있다. 또 ‘10분 거리’에 위치한 투자용 주택을 구입하면 좋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반드시 10분 거리일 필요는 없지만 투자자의 거주지와 가까우면 좋다는 것을 강조한 조언이다. 근거리에 있어야 건물 관리도 수월할 뿐만 아니라 지역 특성도 잘 이해하고 있어 세입자 유치에도 유리하다.


■ 비용 과소평가
부동산 투자에 나서려면 예상 비용을 철저히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주택 구입 후 당초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데 자칫 투자손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은 크게 부동산 구입비용과 구입 후 비용으로 나뉘는데 두 가지 비용 모두 철저히 예측한다. 부동산 구입 후 기대하는 임대료가 적어도 이 비용을 모두 커버해야 손해 보지 않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구입 때는 매매 가격만 비용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매매 가격의 약 3~6%에 해당하는 클로징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구입 후 바로 임대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상태의 부동산도 드물다. 따라서 구입 후 적절한 수리를 거쳐서 임대매물로 내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건물상태와 지역 임대시장 조건에 따라 수리비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으니 구입 계획인 주택의 건물상태를 살펴 예상 수리비를 뽑아본다.

구입 후 발생하는 비용은 대부분 건물 관리 및 유지와 관련된 비용들이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비용은 재산세와 건물 보험료 부분이다. 재산세율은 카운티 마다 다르고 심지어 같은 시에서도 주택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재산세율이 너무 높은 곳에 투자하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익률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주택 구입 전 해당 카운티의 재산세 담당부서를 통해 재산세율을 반드시 확인한다.

이밖에도 건물 관리 및 보수비 등도 주택 임대 때 항상 발생하는 비용이다. 건물 관리비는 세입자가 어떻게 건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미리 예측하기 매우 힘들다. 하지만 가능하면 관리비를 넉넉히 잡고 건물 관리에 항상 신경 쓰면 다른 세입자를 구하거나 건물을 되팔 때 도움이 된다. 주택의 위치에 따라 주택소유주협회(HOA) 비용이나 특별세 등이 있을 수 있고 관리인을 통해 건물을 관리하면 수수료 비용도 발생한다.


■ 주택 구입과 동시에 임대될 것이라고 착각
‘시간이 돈이다’라는 말이 부동산 투자 때에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임대용 주택에 투자할 때 시간을 허비하면 곧장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기지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택을 빈 채로 오랜 기간 방치하면 이 기간 발생하는 각종 비용이 곧 손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주택을 빈 채로 방치하지 않고 항상 세입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전 세입자와의 임대계약 기간이 끝나 새 세입자를 받기 전까지 건물을 보수하거나 단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공사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비용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직전 세입자의 임대 계약이 끝나기 전 미리 건물상태를 점검해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사전에 시공업자와 공사 일정을 약속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주택 구입 시기에 따라서도 세입자를 찾는데 걸리는 기간이 좌우되므로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가을철에 주택을 구입해 겨울철에 임대 매물로 내놓으면 아무래도 세입자를 찾기 힘들고 집이 장기간 비어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연말 휴가철을 거치는 겨울철보다는 자녀들의 여름방학 시즌에 집을 많이 계약한다. 따라서 겨울철보다는 늦은 봄이나 늦어도 여름방학 이전에 주택 구입을 마치고 집을 내놓아야 세입자 유치에 도움이 된다.


■ 세입자 조건 점검에 소홀
임대 계약서가 서명됐다고 해서 매달 임대료가 잘 들어오겠지 하고 생각하는 안일한 자세는 금물이다. 경제가 불안해 주택 차압이 늘었듯이 임대료를 제때에 납부하지 못하는 세입자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임대료를 잘 내던 세입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계속 거주하면서 임대료가 몇 달치씩 밀리는 경우도 많다. 이때 건물주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것인데 이때 발생하는 퇴거비용도 부담이고 일부 감정을 상한 세입자는 건물을 일부러 훼손하기도 한다.

이처럼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세입자를 철저하게 점검하는 길밖에 없다. 임대 신청서를 통해 세입자의 사항을 자세히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신청서에 기재된 세입자의 회사에 연락해 고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성공하는 건물주의 자세다. 세입자의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 내용을 점검하는 것 외에도 의문점이 있다면 세입자의 설명을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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