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경 클래스 급감

2011-11-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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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경기 따른 예산난에 중고교생 외면 겹쳐

▶ 선택과목 ‘바이블’ 전국 교육구서 위축

미국에서 성경 클래스를 수강하는 고교생들이 감소하고 있어 기독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종교분리에 대한 많은 논쟁 끝에 지난 2006년 전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공립학교 내 성경교육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조지아 주는 예산난으로 인해 성경 클래스가 급감했다. 2010~2011학년도 조지아에서는 16개 교육구(전체 교육구는 180개) 산하 21개 중·고교가 성경 클래스를 운영했는데 이는 4년 전 48개 교육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교육감들에 따르면 학교들은 한때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이 클래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소수 학생들만 등록하는 데다 클래스를 운영할 만한 재정마저 없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예산난으로 인해 클래스 유지에 필요한 최소 인원은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는 점. 일부 과목의 경우 25명 이상이 수강해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클래스로 간주된다.

조지아 컬럼비아카운티 교육구의 찰스 네이글 교육감은 “10~15명 정도의 학생들을 위해 교사를 배정할 수는 없다”며 “과거 같으면 동일상황에서 클래스 유지를 고려했겠지만 현 경제상황 아래서는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재정적으로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네이글 교육감이 관장하는 소규모의 컬럼비아카운티 교육구는 3개였던 성경 클래스를 최근 1개로 축소한 바 있다.


텍사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등 조지아에 이어 성경교육을 도입한 4개 주들은 커리큘럼을 승인할 뿐 실시 여부는 로컬 교육구의 재량에 맡기고 있어, 클래스 숫자에 대한 통계는 없으나 사정은 비슷하다.

43개 주 500여개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하는 버지니아 ‘바이블 리터러시 프로젝트’의 새라 제니슬로스키 디렉터는 “학교들은 유자격 성경과목 교사들을 물색하고 교과서와 부교재 구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니슬로스키 디렉터는 “법이 통과되기 전에는 대다수 학교들이 성경교육이 합헌인가를 우려했지만, 이제는 돈 문제가 가장 큰 반대 이유가 되었다”고 전했다.

현재 미 전국에서는 수백개 공립학교들이 성경교육에 대해 규정한 주법이 없는 가운데 자율적으로 성경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관련 법이 있을 경우 교육구들은 피소 우려 없이 산하 학교들에게 선택과목으로 성경과목을 제공하도록 권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수학교육의 목표치가 높아지거나 대학 진학을 위해 AP과목 수강이 더 필요해진 점도 성경 클래스에서 학생들이 떨어져 나가도록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주법은 학생들에게 성경을 교육할 때 신앙적인 방식으로 가르치거나 교리를 주입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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