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턴 피시 마켓과 피어 17로 유명했던 사우스 시포트가 각종 생활 환경이 뛰어난 고급 거주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생선 도매시장과 관광 명소로만 알려졌던 맨하탄 사우스 스트릿 시포트(Seaport) 인근이 고급 거주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의 상징이었던 풀턴 피시 마켓이 2005년 현재의 헌츠 포인트 마켓으로 이주한 후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던 개발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뉴욕시에서도 손꼽히는 전경과 편리한 교통망은 사우스 시포트의 변모에 한층 기대를 갖게 한다.
■ 5년 동안의 급격한 변화
사우스 스트릿 시포트(South Street Seaport)는 이스트리버와 도브 스트릿, 브루클린 브리지, 펄 스트릿을 동서남북 경계로 하는 13 블록 규모다. 뉴욕시가 개발되던 초기에는 모든 교역이 이루어지는 항구 역할을 했고 현재도 자유의 여신상과 기타 섬들을 가기 위해서는 시포트 터미널의 페리나 수상택시를 이용해야 한다.이 지역은 남북으로 뚜렷한 환경적인 경계를 이루는데 북쪽은 작은 소매상점들과 콘도가 들어서고 있는 거주지역이다. 비크먼 스트릿을 경계로 하는 남쪽은 맨하탄 최남단과 브루클린 브리지의 경치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 지역으로 풀톤 스트릿과 피어 17을 중심으로 체인 스토어와 식당이 줄지어 있는 상업지구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사우스 시포트 스트릿 인근을 지날 때 행인들은 고등어와 대구 등의 생선 조각들을 길거리에서 흔히 발견했다. 도매시장은 오전 일찍 문을 닫지만 수많은 생선 거래가 이루어진 흔적인 비린내는 하루종일 없어지지 않았고 특히 여름철에는 더욱 심했다. 2005년 풀턴 마켓이 이전한 후 상황은 급변했다. 마켓 인근의 낡고 허름했던 건물들이 코압과 콘도 빌딩으로 빠르게 리노베이션되었다. 5년 사이의 변화가 이전 25년 사이의 변화보다 몇배
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70년대부터 이 지역에 건물을 갖고 있던 건물주들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 거주 인구 증가
시포트 지역에는 지속적으로 거주자가 유입되고 있고 로어맨하탄의 인구 증가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우타운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챔버스트릿 부근 거주자가 2013년까지 6만명으로 급증할 것 10년전에 비해 160%나 늘어난다. 같은 기간 거주 공간도 130%늘어 2013년까지 3만유닛을 기록할 전망이다.
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만사는 “시포트 북쪽 거주 지역에 대한 수요는 너무 많아 어떤 건물은 일반에 공시되기도 전에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엘리만사는 따라서 이전까지만 해도 이지역을 파이낸셜 디스트릭트로 함께 묶었지만 이제는 독립된 지역으로 나뉘어 중점 관리하고 있다.이미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며 뉴욕의 새로운 명물 타워로 등장한 게리 빌딩만 해도 1,000명 이상의 거주자를 새로 만들게 된다. 시티해비타트사의 클리포트 핀 디렉터는 “다양한 볼거리와 각종 샤핑 공간이 풍부한 시포트는 뉴욕시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주거지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예술가와 노동자들이 함께 섞인 오래된 주민들은 소박한 분위기였던 지역이 고소득층임 몰려오는 럭셔리 타운으로 변모되는 것을 마냥 반기지는 않고 있다. 대형 개발들이 고전적이던 옛 지역 분위기를 바꾸고 있는 것이 달갑지 않고 몰려드는 대형 체인점도 개인 상점이 중심이던 상권의 모습을 바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작은 커피샵과 드라이클리너, 헤어살롱 등 주로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로컬 상권의 조용한 분위기가 관광객과 다른 지역의 샤핑객들로 분주해 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것이다.
■ 콘도와 렌탈 시세
스트릿이지(Streeteasy)에 따르면 10월 현재까지 올해 이 지역에는 273건의 거래가 이루어졌고 평균가는 91만5,000달러, 평균 렌트가는 3,775달러였다. 18세기 건물이 많아 히스토릭 디스트릭트로 지정되어 있어 지역 대부분이 개발에 고도제한을 받지만 이를 벗어난 곳에서는 고층빌딩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일부 프로젝트는 주춤하기도 했다. 럭셔리 콘도로 개발되던 254 프로스 스트릿의 8층 빌딩이 대표적으로 방향을 바꿔 40 유닛의 렌탈 아파트로 진행되고 있다. 시포트의 정박해 있는 배들과 브루클린 브리지의 재질을 연상케하는 건축 공법이 사용되고, 헬스클럽과 발코니, 아웃도어 스페이스와 함께 대부분 1, 2베드룸이 들어선다.
272 워터스트릿에도 렌탈 빌딩이 들어서며 13유닛의 로프트 스타일 콘도를 59만5,000달러에서 108만9.000달러선이 될 것이다. 고도제한 규정이 없는 80 사우스스트릿에도 고층 빌딩이 계획중이다. 워터스트릿과 도버스트릿 사이 5층 건물은 리노베이션 이후 1,200 스퀘어피트 아파트가 110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북쪽 주거지 건설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히스토릭 프론트 스트릿(Historic Front Street)’ 콤플렉스로서 비크먼 스트릿과 펙 슬립 사이 14개의 오래된 빌딩을 아파트로 레노베이션 하는 중이다.
이 콤플렉스의 렌탈 시세는 1베드룸 3,400~4,000달러, 2베드룸은 4,500~
6,000달러 선으로 예상된다.
■ 교통과 교육 환경
이 지역의 대중교통 노선은 편리하다. A선과 C, 2, 3 트레인이 5~6블럭 사이에 있고 현재 공사중인 풀턴 스트릿 트랜짓 센터가 완공되면 4, 5, E, J, Z, R 트레인이 연결되어 맨하탄과 브루클린 방향 대부분을 30분 이내에 오갈 수 있다. 주거민이 늘어나면서 스프러스 스쿨 등 새로운 공립학교 2개가 더 들어설 예정이며 블루 스쿨 등 사립학교도 생긴다. 이매지네이션 플레이그라운드 등 지역의 고소득 가족을 위한 유명 도시 디자이너의 야외 공간, 이스트 리버로 이어지는 새로운 자전거 레인 등도 살기 좋은 동네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게 된다.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