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통을 통한 앙상블

2011-10-1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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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울면 귀한 손님 이 온다’고 했다. 지난 주말,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아이 딜와일드 예술고등학교에 바로 그 귀한 손님이 왔다.

러시아의 대표적 실내악 그룹 중 하나인 세인트 피 터스버그(상트 페테르부르 크) 현악 사중주단이 그들 이다. 이 사중주단은 음악 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젊 은 음악학도들과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며 공개레슨, 개인레슨, 코칭 등을 하고, 마지막 날에는 전교생을 대 상으로 연주회도 했다. 그 들의 탁월한 연주를 듣는 내내 ‘앙상블(Ensemble)’에 대한 생각해 보았다.

음악에서 ‘ 앙상블’이라 하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 된다. 오케스트라나 합창 같은 대규모 앙상블과 실내 악이나 중창단 같은 소규 모의 앙상블이다. 물론 규 모가 어떠하든 함께 한다 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앙상블’은 불어에서 온 말로 ‘어떤 단체의 균형 (Balance)과 조화(Blend)’라 는 뜻을 함축한 명사다. 그 러니 이는 연주단체에 국 한되지 않고 우리가 속해 있는 가정이나 직장, 더 나 아가 사회나 국가 등 어디 에든 꼭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피아니스트인 나는 솔로 연주를 할 때에도 나의 왼 손과 오른손의 앙상블을 생각하곤 한다. 나의 양손 이 만나 하나의 음악을 만 들어내는 균형과 조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함 께 연주하는 듀엣도, 바이 얼리니스트인 형, 첼리스트 인 형수와 함께 하는 ‘박 트리오’ 연주에서도, 지휘를 맡은 교회 찬양대의 합창 을 들을 때에도 ‘앙상블’을 생각하게 된다.

현악 사중주단은 보통 제1 바이얼린, 제2 바이얼 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다. 악기들의 본질이 가장 비슷하고 어울리기에 수많 은 작곡가들이 현악 사중 주를 위한 곡들을 많이 남겼다. 러시아에서 온 사중 주단 연주 역시 각 악기의 화려함보다는 네 명의 연 주자가 이루어낸 균형과 조화가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관중들 모두의 가슴에 다가왔다.

그들이 앙상블을 이루고, 그래서 아름다운 하모니 와 음색을 낼 수 있었던, 그 들 음악의 가장 중요한 열 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 대화’를 통한 ‘ 소통’이었다.

공동의 목적을 이루어 가려면 구성원들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 화(dialogue)는 ‘dia’ (통과 하여, 사이로) +‘logo’ (말) 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 어이다. 즉 대화란 나와 사 람들 사이를 통과하는 말 이나 의미의 흐름을 뜻한 다. 대화를 통한 소통, 그것 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고, 그들이 이루어 가는 목표를 통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

마치 제1 바이얼린과 첼 로가 음악으로 대화할 때 그들의 대화를 존중하고 들어주는 제2 바이얼린과 비올라처럼, 때론 네 개의 악기 모두가 대화하고 있어 도 충돌 없이 따뜻함을 느 낄 수 있는 조화는 서로의 소통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기에 음악교육가로서 악기를 공부하는 학생 들에게 실내악 교육을 강조 하고 싶다. 어려서부터 다 른 사람들과 함께 연주하 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또 그런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의 자녀들이 앙상블을 통해 대화하고 구성원들과의 소 통을 통해 ‘윈 윈’을 맛보 고 그로 인해 더 밝은 미래 를 경험하길 바란다.

앤드류 박/ ‘박트리오’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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