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암에 걸린 남자와 그 주변 이야기

2011-09-30 (금)
크게 작게
50/50 (Restless)
★★½

암에 걸린 젊은 남자의 분노와 좌절과 낙천적 희망 그리고 그의 주위사람들의 병자에 관한 대응과 함께 환자와 그의 가족과 친구 및 애인과의 관계를 유머를 섞어 묘사한 드라마다. 어두운 주제를 상냥하고 부드럽고 또 코믹하게 다룬 소위 심각한 코미디인데 주제를 민감하고 야단스럽지 않게 다루긴 했지만 심각한 면과 우스운 면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해 내용이 마음에 와 닿질 않는다.

볼 것이 있다면 환자 역의 조셉 고든-레빗과 그의 천방지축인 친구 역의 세스 로건의 연기와 콤비네이션. 영화는 각본을 쓴 윌 라이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는데 제목은 생사확률을 말한다.


시애틀에 사는 매사 조심형인 국영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는 애담(고든-레빗이 차분하게 잘 한다)은 의사로부터 척추암 진단 끝에 생사확률이 반반이라는 말을 듣는다. 본인도 충격을 받았지만 더 야단스런 것은 애담의 어머니(앤젤리카 휴스턴)와 절친한 친구 카일(로건). 본인보다 더 극적인 반응을 보여 오히려 애담을 피곤하게 만든다.

아플 때일수록 가장 필요한 것이 애인인데 애담의 미술가 애인인 레이철(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은 처음에는 애담에게 자기가 옆에서 정성껏 돌보며 간호해 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애담이 화학치료를 받고 후유증으로 토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곁에서 보면서 그를 돌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이철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애담에게서 서서히 멀어져 간다.
이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애담과 카일. 끝에 가서 애담이 다시 돌아오겠다는 레이철을 매정하게 문전박대하는 장면이 통쾌한 복수전을 닮았다. 한편 애담은 예쁘게 생긴 풋내기 심리상담의 캐서린(애나 켄드릭)을 정기적으로 방문, 상담을 받는데 캐서린이 애담을 슬슬 만지면서 호의를 표한다. 처음에는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던 애담과 캐서린 간에 로맨스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영화는 이렇게 애담과 그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리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심각형인 애담과 중구난방형인 카일의 관계를 우습고 감수성 있게 조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애담이 주위사람들의 손쉬운 동정을 받기를 거절하고 난리법석을 떠는 그들을 대신 위로해 주려고 애쓰는 모습. 실제 얘기여서 사실적인데 질병의 심각성을 얘기하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시도가 썩 잘 성공하진 못했다. 조나산 리바인 감독. R. Summit.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