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토실토실 탐스런 가을을 따러 가자!

2011-09-30 (금)
크게 작게

▶ 자연학습 겸한 가족 나들이로 딱 이네

토실토실 탐스런 가을을 따러 가자!

농장에는 다양한 과수를 재배한다. 봄에 매실을 비롯해 복숭아와 포도, 사과 등 여러 과실수들을 구경할 수 있다. 지난 여름 복숭아를 재배하는 모습.

밤·고구마 등은 풍년… 직접 캐고 따는 재미 그만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다. 1년 내내 땀 흘려 심고 가꾼 농부들의 노력과 정성이 드디어 풍성한 열매로 결실을 맺는 시기다. 흙과 물, 햇볕 등의 자연 요인에 농부들의 구슬땀이 버무려지는 과정은 하나의 예술과정과도 같다.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먹는 야채와 과일도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 먹는 것은 수퍼마켓에서 그냥 사와 먹는 것과는 기분이 전혀 다를 것이다. LA 한인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팜데일 주변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농장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농장들은 시즌 별로 손님들이 직접 찾아가 과일을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유 픽’(U Pick)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작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밤농사는 제법 괜찮은 편이다. 유픽은 가족들이 직접 자연으로 나와 흙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다.

■ 올해 과수원 작황은
과수원마다 집중적인 재배를 하는 작물들이 다르다. 또 작물들마다 수확하는 시기가 다르다.
한인들이 즐겨 찾는 것들을 보면 매실과 살구, 체리는 5월, 복숭아는 6~7월, 사과와 포도는 8월 정도이다. 그 이후 사과와 밤을 수확한다.
하지만 올해는 기후 탓으로 매실, 살구, 체리, 복숭아 등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해 농장주들의 한숨이 늘었다. 갑자기 서리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우리농원
잘 익은 햇밤과 향기로운 사과의 매력에 푹 빠져볼까.
팜데일 인근 리틀락(Litle Rock) 지역의 ‘우리농원’은 밤과 사과, 복숭아로 유명한 ‘유기농’ 농장이다. 10월부터 추수감사절 전까지 농장을 개방해 밤과 사과를 직접 따 먹는 행사를 진행한다. 16년 전에 문을 연 우리농원은 밤나무 1,500그루, 사과나무 1,200그루, 복숭아나무 1,200그루가 있는 농장으로, 가을에는 밤과 사과를, 여름에는 복숭아를 주로 재배한다.


1. 아메리칸 하이 마운틴 알밤
우리농원을 운영하는 로이 김 사장에 의하면, 안타깝게도 올 여름에는 아침마다 서리가 내려 복숭아 재배에 큰 타격을 입었다. 대신 밤과 사과는 탐스럽게 잘 열렸다고 한다. 특히 밤은 꽃이 두 번 피는 풍년이었는데, 4월에 꽃이 폈던 밤은 지금 한창 탐스럽게 잘 열렸고, 5월에 꽃이 피었던 밤은 추수감사절 즈음에 열릴 것으로 보인단다.

농장 방문 전 개방여부 시기 등 확인
두꺼운 재킷과 장갑·모자 등은 필수

우리농원의 밤은 밤 중에서도 가장 달다고 알려진 아메리칸 하이 마운틴 알밤. 로이 김 사장은 10년 넘게 자연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나무의 키가 낮아 아이들도 손쉽게 밤을 딸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재미있고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밤은 신문지에 싸서 냉동보관하면 한 달 넘게도 보관할 수 있다.

2. M-7 사과
사과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로이 김 사장은 “사과는 구론산을 함유해 몸을 상쾌하게 해주며, 자양강장에 도움이 되고, 또한 섬유질이 많아 변비예방 효과도 탁월하다”며 사과 예찬론을 펼친다.
우리농원은 사과 중에서도 M-7종을 선보인다. M-7은 일본의 후지사과와 한국 대구의 국광, 홍옥 3가지 종류를 합쳐서 개발해낸 품종으로 맛과 향이 탁월한 고급 품종이다. 게다가 유기농으로 정성을 다해 재배한다고 하니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과는 방문객들이 직접 딸 수 없다. 대신 구경은 할 수 있는데, 경험 없는 사람들이 마구 따다 보면 자칫 가지가 상하게 돼 내년 농사에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과는 농장에 보관 중인 것을 구입하면 된다.

3. 고구마
고구마도 풍년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10월 중순부터 유픽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고구마는 나무에 열매를 맺는 과일들과 달리 땅속의 줄기에서 열린다. 직접 흙을 파고 줄기를 꺼내며 수확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모처럼 손에 흙을 묻히고 건강식품 고구마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지 말자.

■ 가격
밤은 파운드 당 5달러, 점보사이즈는 파운드 당 6달러다. 사과는 파운드 당 1.50달러며, 고구마는 40파운드 한 상자에 40달러, 파운드 당 1.25달러다.
경우에 따라 가격이 일반 마켓보다 비쌀 수도 있다.
하지만 농장을 찾는 이유는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가족들이 모처럼 자연의 맛을 마음껏 만끽하는데 있다. 주말을 이용해 피크닉 겸 어린 자녀들을 위한 자연학습을 위한 기회가 주목적이란 점을 항상 기억하자.

■ 찾아가는 길
한인타운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향하다 14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갈아탄다. 약 6마일 정도 가면 앤젤레스 포레스트/피어브로섬 하이웨이(Angeles Forest Hwy/Pear blossom Hwy) 출구가 나온다. 출구에서 오른쪽 방향의 리틀락 방향으로 연결된 피어브로섬 하이웨이를 따라 약 4.4마일을 가다보면 이 길이 애비뉴 ‘티’(Avenue T)로 연결되고, 다시 이 길을 따라 약 3.7마일을 가면 92가를 만난다. 92가에서 좌회전한 뒤 약 0.6마일을 가면 길 오른편으로 우리농원 간판이 보인다.
쪾주소: 36850 92nd St.
East Littlerock,


선블락 바르고 도시락 준비해야

■이 밖의 농장들

1. 왕 대추집
우리농원에서 약 3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필랜’(Phelan)에는 한인 정운백 사장이 운영하는 왕 대추집이 자리 잡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대추 농장임을 알 수 있는데, 빨갛게 열린 대추는 가을을 상징하는 과일 중 하나다. 왕 대추집에서는 일반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미국식 대추보다 맛이 달고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국 대추를 직접 따서 맛 볼 수 있다.
쪾주소: 4747 Hwy 138 Phelan, CA 92371
쪾문의: (310)218-7545, (310)889-4812

2. 에드워드 최 농장
왕 대추집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에드워드 최 농장도 대추와 각종 채소들을 기른다. 에드워드 최씨가 운영하는 이 농장에서는 농약이 아닌 자연비료를 사용해 농작물들을 길러내는 유기농 과정으로 자라난 유기농 채소들을 선보인다.
쪾주소: 4757 Hwy 138 Phelan, CA 92371
쪾문의: (562)218-7545

■유 픽 이벤트 주의사항

유 픽은 직접 딴 과일을 먹고, 남은 것은 구입해 가는 농장체험 이벤트로 자녀들이 과일나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한 우리가 즐겨먹는 과일이 어떻게 재배되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하지만 농부들의 땀과 정성으로 일구어낸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인 만큼 주의해야 점들이 있다.

1. 미리 알아보기
농장을 방문할 때는 항상 농장을 방문하기 전에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갔다가 이미 수확이 끝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수원마다 개장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꼭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2. 준비물
많은 과수원들이 산간지대에 위치하므로 기온이 낮을 수 있으므로 두꺼운 재킷을 준비한다. 또한 농장에서 오랫동안 있다 보면 햇볕을 장시간 쬘 수 있으니 몸을 덮는 옷을 준비하고 반드시 선블락을 바른다. 나뭇가지를 잡거나 열매를 따야 하기 때문에 장갑과 모자는 필수다. 특히 밤나무 농장을 찾을 때는 반드시 운동화에 모자를 착용하고, 밤 껍질에 손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가죽장갑을 챙겨오는 것이 좋다.

3. 점심
직접 과일과 채소를 따다 보면 허기가 지게 된다. 대부분의 농장에는 따로 음식을 사 먹을 곳이 없으니 반드시 점심과 음료수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점심은 농장에 마련된 피크닉 장소 등에서 즐길 수 있다.

4. 지시사항 준수
가장 중요하다. 어디를 가든 지켜야 할 룰이 있듯이 농장들도 방문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사항들이 있는데, 바로 과수들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일나무의 경우 가지째 꺾으면 새순이 잘려나가 내년 수확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한다. 또한 아직 익지 않은 과일을 자녀들이 따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